그냥 꾸준히 해요
헬스장의 GX로만 듣던 요가수업을 내 몸을 좀 더 알아차리고 싶어 요가원으로 등록을 하였다.
환경도 분위기도 적응하기 전 새벽반에서의 첫 수업을 듣고 난 후 선생님이 질문을 한다.
"운동 좋아하세요? "
내가 운동을 좋아하나?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제법 오랜시간 다양한 운동을 하고 있다.
요가, 필라테스, 수영, 헬스. 좀더 어릴때는 재즈댄스까지도.
모든것이 경험이고 재미였던 20대와 다르게 운동이란 것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40대가 되어서였다.
언제나 기운이 없었던 나는 몸이 주는 이상 신호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채 어느날 '암' 진단을 받았다.
시간을 되돌려보면 예쁜 암이라고 하는 '갑상선암'이라 다행이다 싶지만 그때 당시는 그냥 암!선고 였다.
7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친정집에 맡기고 수술로 인한 입원, 다른 부위로 전이되어 예방을 위한 방사선치료까지 제법 오랜시간 자리를 비웠다.
운동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워낙 허약체질이였기에 수술 후 회복이란 것을 기대하기 어려울만큼 일상 생활이 되지 않았다.
살기위해 몸부림으로 택한 운동이었기에 단 한 번도 재미로 느껴진적이 없었다.
그냥 꾸준히 할 뿐!
어릴 때는 헬스장에서 운동한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헬스가 운동이야? 라며 가볍게 여겼고, 헬스장 등록을 가장 쓸데없는 경제지출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가장 쓸데없는 경제지출을 내가 하고 있다.
"근육 쓰고있죠?"
"어떤 근육이요?"
나는 몸의 감각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알게된 사실이 있다.
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쳤다고 엄살을 부린다던지, 아파서 투정을 부린 사실이 없다는 것을.
투정보다 참고 견디는 것을 먼저 익혔다.
한번도 내 몸을 살펴본 적이 없었음을 난 그제서야 알았다.
그런 나를 인정하고 수용하기에도 내게는 용기가 필요했고, 내가 그러하니 이렇게 해주세요 요구하는 소리를 입 밖으로 소리내기에도 나는 엄청난 용기를 내어야했다.
"근육이 쓰여야하는 부위를 손가락 끝으로 찍어주세요.
그래야 알 수 있어요."
운동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건 본격적으로 PT를 받기 시작한 이때부터였다.
한때는 여자 김종국도 꿈꾸며 운동을 했고, 유행처럼 시작된 프로필 사진에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종국이 말하는 그 표현을 이제는 살짝 알게되었다.
"아~! 맛있다."
그렇게 운동을 놓지않고 지금껏 유지하고 있은지 10년이 넘었다.
이쯤되면 대답을 시원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운동 좋아하세요?"
"네 운동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