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이 있어요.

by 소소한 특별함

오늘 같은 날이 있어요.


내일의 월차를 위해 오늘 업무를 몰아치고 누리는 그 자유 같은 느낌. 날씨도, 바람도, 공기도 딱 적당했어요. 별 계획 없이 나왔는데 그냥 모든 게 좋은 날이요. 카페 창가에 앉아 커피 한 잔 손에 쥐었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아, 좋다" 소리가 나오는 그런 날.


엄마들의 일상은 단조롭기 쉬워요. 매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어디쯤 있는지 잘 모르게 돼요. 그러니 가끔은 늘 머물던 공간을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꼭 필요해요. 거창하지 않아도 충분해요. 동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이어도 될 만큼.


오늘 친구와 딱 그런 시간을 보냈어요.


서로 긴 말을 하지 않아도 됐어요. 그냥 말동무가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속에 위로가 담겨 있었어요. 혹여 길게 내뱉는 한숨이 묻어 있다면, 어깨를 한 번 토닥토닥해 주는 것으로 충분했어요.


생각해 보면 가까운 관계일수록 혼자 애쓰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얼마나 배려하고, 양보하고, 참고 있는지 상대방은 쉽게 알 수가 없어요. 그걸 바라며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결국엔 지치고 말죠. 그러다 어느 별것 아닌 순간에 툭 올라오는 거예요. '왜 나만?' 하는 마음이. 특히 매일 함께 사는 부부 사이에서는 더 그래요. 그래서 남편이, 혹은 아내가 건네는 '힘들지!' 한마디가 참 고맙게 들리죠. 그간의 마음고생이 무색해질 만큼. 엄마이기 전에 한 여자로 돌아가는 순간이라 더 울컥해지는 포인트이기도 해요.


오늘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꼭 그랬어요.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봐 준다는 것,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는 그런 관계. 그렇다고 '제 나랑 친해!'라는 과시는 불필요한 그런.


오늘 같은 날이 또 있기를, 서로 바라며 헤어졌어요.

KakaoTalk_20260401_204328899_03.jpg 창덕궁 생강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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