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담배 그리고 독백.
′5분만 더...’
나는 아침에 5분 다시 잠에 드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다.
남들보다 5분 더 잠을 자는 주제에 모닝커피는 여유롭게 마셔야 한다. 나에게 커피는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여유를 가지기 위해 마시는 존재가 아닌, 여유가 있기에 지루한 일상을 메우고자 마시는 기호품이다.
얼마나 나태한 인간인가 나 자신에게도 놀랄 때가 많다.
분명 태어났을 때부터 의지가 약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나의 나태한 생활을 바꾸고자 불교의 나라로 여행을 떠난 적도 있었다. 절에서 수행을 하며 번뇌를 없애고자 했지만 불가능했다. 커피와 담배가 없는 금욕적인 생활은 나한태는 맞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번뇌를 없애기는커녕 세상 사람들에게 나태하다고 욕을 먹어도 별로 신경이 안 쓰이는 무신경한 성격이 되었다.
될 놈은 된다. 처음부터 안 될 놈은 안된다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있다. 나도 그들에게 동의한다. 하지만 안 될 놈이 행복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나는 나태한 나 자신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목적 없이 바쁘게 사는 것은 나 자신의 인생에 대한 미학과 맞지가 않다.
커피와 담배. 가끔 기호품의 매력이란 무엇인지 혼자 생각한다.
기호품은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좋다. 커피 한잔 마시고 담배 한 개비 피우면 지루한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커피와 담배를 검색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기사가 가장 많이 등장하지만 나에게는 그것들이 없는 무미건조한 생활이 정신적으로 더 헤롭다.
정신적 건강. 바보 같은 이야기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세상에 바보는 없다. 바보 같은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바보 같은 사람들은 남을 무시하는 것으로 자기의 생각이 옳다고 긍정하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합리적인 가치 기준만으로 가치를 정의하는 세상 사람들의 생각에 위화감이 있다. 똑같이 주어진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정답을 노동생산성이라는 한 가지의 기준만으로 정하는 것은 그만해주었으면 한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정답은 지구 상의 사람의 수만큼 많이 존재한다.
누군가에게는 나태하게 보이는 삶이 누군가에게는 문학적이고 미학적인 시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 무조건적으로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것은 없다. 단어로 존재한다는 것은 그것이 추상적인 개념이라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