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인터넷, 이어지는 저항

기득권이 두려워하는 것은 연결의 힘이다

by Hoon

요즘 세계 곳곳에서 기득권에 맞서는 새로운 세대의 움직임이 유례없이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다. 페루, 네팔, 이란, 홍콩 등지에서 젊은 세대가 거리로, 그리고 온라인으로 쏟아져 나와 부패한 정치권과 불공정한 사회구조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투쟁이 더 이상 ‘광장’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손에 든 스마트폰이 새로운 깃발이 되었고, SNS는 서로를 깨우는 확성기가 되었다.


페루에서는 Z세대 청년들이 정치 부패와 불평등에 분노하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2025년 10월,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대규모 시위가 다시 발생하며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이들의 분노는 거리에서 시작되었지만, 온라인을 통해 더욱 빠르고 깊게 확산되었다. 그들의 저항은 단순한 정치적 반발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정의감이 폭발한 상징이었다.


이란에서는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번졌다. 특히 여성과 청년들이 SNS를 통해 연대의 목소리를 내자, 정부는 소셜 미디어 접속과 VPN 사용을 금지하고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을 단행했다. 디지털 검열은 곧 새로운 형태의 진압이 되었고, 정부는 총보다 강력한 무기로 ‘정보 통제’를 선택했다. 그러나 차단 속에서도 사람들은 프락시 서버와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퍼뜨리며 연결을 이어갔다.


홍콩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2021년, 국가보안법 시행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을 때, 당국은 시위대의 온라인 조직과 소통을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 연결을 제한했다. 정부는 ‘질서 유지를 위한 조치’라 주장했지만, 실상은 ‘서로가 연결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 것이다.


네팔에서도 ‘#EnoughIsEnough’라는 온라인 캠페인이 확산되며 청년 세대의 분노가 디지털 연대로 번졌다. 정부는 곧바로 SNS 계정을 정지시키고 감시를 강화했다. 인터넷 공간이 정치적 각성과 연대의 장이 되는 순간, 권력층은 그 속도와 영향력 앞에서 불안해졌다.


이처럼 인터넷 차단은 단순한 기술적 조치가 아니다. 그것은 ‘진실이 연결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이며, ‘보이지 않는 연대’를 끊으려는 몸부림이다. 기득권이 두려워하는 것은 폭력적 시위가 아니라, 전 세계 시민이 서로의 목소리에 공명하고 공감하는 네트워크다.


그러나 역사는 보여준다. 인터넷을 끊을 수는 있어도, 연결의 욕망까지는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오히려 차단은 더 많은 질문과 분노를 낳고, 세대는 새로운 방식으로 길을 찾아낸다. 앞으로도 많은 정부가 시위 진압의 첫 단계로 인터넷을 끊겠지만, 새로운 세대는 더 창의적인 경로로 다시 연결될 것이다.


결국 인터넷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자유의 마지막 방어선'이며,

세상을 바꾸려는 세대의 새로운 언어다.

끊어진 인터넷 속에서도 그들은 여전히 연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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