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너무 강하게 원하면, 반대하는 에너지가 생겨요.

원하지만 힘을 빼라. 그냥 해라.

by 유나희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우리는 어릴 때 원하는 것을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배우며 크지 않았는가?


읽으시는 독자분들이 너무 혼란스러우실 것 같아, 우선 30대로 한정하여 글을 써보려 한다. 이 글의 제목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리 수 있기에..




무엇을 너무 바라면 오버하게 되고, 무리수까지 두게 된다.


나의 30대. 과장 직급일 때, 기억으로 써보려 한다. 주니어 입장에서 바라본 회사는 일 년에 한 번씩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감행한다. 이 회사로 이직하고 제일 적응이 안 됐던 부분 중 하나였다. 그리고 새로운 부서장이 오셨다. 그분은 그룹장이라는 보직을 달고 계셨는데, 임원이 되려는 포부가 눈에서부터 보였다. S대 출신이고, 가진 지식은 많으신 분 같았다. 하지만 내가 오랫동안 일해온 이 분야는 처음이셨다. 난 참 이런 게 놀라웠다. 아무런 도메인 지식이 없는 사람을.. 전문 지식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의 부서장으로 앉히는 회사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여하튼 그분이 오시고, 그분은 오로지 올 해내에 성과를 내어 임원을 달겠다는 의지가 흘러넘치는 분이셨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우리는 어떻게 그분이 되고자 하는 임원의 염원을.. 우리는 알아챌 수 있는가. 은연중에 그분이 하는 말과 태도. 염두한 듯한 멘트. 뉘앙스. 앞뒤 가지리 않고 덤벼들 때의 사건의 개연성 등 보고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회사엔 공식 같은 것이 있는데 보직장 말년차에 임원이 되지 않으면, 임원은 더 이상 넘볼 수 없는 공식 말이다. 나이라는 기준이 있기에 마냥 될 때까지 덤빌 수는 없는 것이다. 누가 봐도 그분은 올해 임원을 달지(되지) 않으면 그걸로 끝인 해였다. 그분은 영혼까지 털어, 현재 임원 비위를 맞추려고 했고, 사업 경험도 없는 장표(ppt)만 만들던 분이 성과를 내서 임원이 되려고 하니 얼마나 그룹원들을 달달 볶았겠는가. 우리는 너무 볶여서 멸치가 될 판이었다.


사업의 이벤트 중에 하나는 해외 컨퍼런스 부스 참가하는 건이 있었고, 나는 적당한 과장 연차에 데모는 맨날 하는 일이고. 영어는 해외 살다 온 경험으로 나 포함 몇 명이 담당하였다. 그 행사를 위해 늦게까지 저녁도 먹고 야근하며 부스 디자인도 직접 하기도 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나누었다. 그리고는 다행히 행사를 잘 치르고 돌아왔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 나중에 우연찮게 듣게 되었는데 우리가 다 같이 모여 디자인하고 준비했던 모든 것들을 본인이 만든 아이디어였다고 임원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본인의 승진을 위해서.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그 뒤로, 그 사람이 임원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뿐만 아니라 부서 대부분 사람들이.. 이런 일들을 겪으며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반감이 드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너무 간절히 원하게 되면, 오버하게 되고. 어떤 때는 무리수를 두게 되기도 한다. 30대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생각까지는 미쳐하지는 못 했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여기서부터 집중해주셨으면 한다. 왜냐면 해결책이 아주 명확하게 안 와닿을 수 있으므로.

해결책은, 우리는 원하는 것을 너~무 바라지 말되, 대신에 내가 원하는 것을 기억하며 틈틈이 그 일이 되기를 바라며 움직여야 한다. 다른 사람이 반감을 느낄 정도로 에너지를 끌어올려 밖으로 분출하지 말고, 묵묵히 내가 되기 원하는 바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예시)

이 글의 제목처럼, 내가 40대가 되어 깨닫고 없지만, 30대엔 반드시 겪게 되는 바로 감정이다. 우리 부서에는 본인이 일을 가장 잘하고 싶어 하는 친구가 있다. 아니, 다시 말하면,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사람으로 비치길 바라는 친구가 있다. 본인은 이만큼 일하고 있고, 매 순간 그만큼 성과를 인정받아야 한다며 본인 어필이 몸에 밴친구가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친구는 회사에서 고성과자가 되거나, 연말에 입상을 단 한 번도 하질 못 했다.

반대로 다른 친구는 그냥 본인이 가고자 하는 일을 묵묵히 하면서, 시끄럽지도 않게 주어진 일을 하는 후배가 있다. 그 친구는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봐 주기를 바라며 말을 하지 않는다. 본인에게 주어진 일에서 성과가 나도록 매일 반복해서 움직일 뿐. 신기하게도 나는 그 친구를 마음속으로 응원하게 된다. 마음속에 반감이 없고, 그 친구가 성과를 내게 되면 진정으로 박수를 쳐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든다. 신기하게도, 그 친구는 우수직원으로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 상을 받게 되었다.


30대엔 나도 그랬다. 나는 차장 진급이 하고 싶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내 고민도 털어놓고, 틈만 나면 동료들과 어떻게 하면 진급할 수 있는지 묻기도 하고 그런 시절을 보냈었다. 좋은 고과를 받으려고, 누가 준다고 보장도 안 해주는데. 무리하게 업무를 더 받아가며 일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막상 연말 고과는 그저 그랬다. ㅎㅎ 진급시기에 그저 그런 고과는 꽝과 같다. 정말 그때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배신감 마저 들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애쓰고 매달렸나 하는 허무감이 밀려왔다. 그리곤 깨달음이 왔다. 그래서 몇 년 지난 지금은. 나는 내가 결정할 수 없는 결과에 매달리지 않고, 그냥 한 스텝 한 스텝 움직이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결과에 매달려봤자 내가 원하는 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그것에 너무 매달려 나의 에너지를 모두 쏟으면 그것에 대한 반대되는 에너지로 인해, 오히려 옆 사람들과 주변에 영향을 주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40대가 된 지금은, 30대의 폭풍과 같은 마음속에 비하면 정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이렇게 한 글자, 한 글자 글을 쓰고 있다. 가족과 몇 명만에게만 알리고. 이렇게 나의 글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어떤 곳에 닿아있겠지., 나는 그 순간을 위해 내 마음속으로 바라며 반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