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부터 알아 가는 시간을 가져라.
보통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슬슬 고등학교 선택을 위해 부모님과 대화를 시작하는데, 본인이 생각해둔 학교와 부모님이 생각해둔 학교가 달라 갈등이 시작된다. 인간은 두 갈림길에 서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데, 그 선택의 첫 번째는 진로를 앞두고 하는 고민 아닐까... 고작, 16살 어린 나이에 고등학교를 스스로 선택해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것도 대견하다. 그렇게 난 인생 처음 두 갈림길에 서서 오랜 고민을 해 보았고, 내가 한 선택이 미래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확고한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한 시기였다.
대부분의 부모님은 인문계열 고등학교 입학 후 대학을 졸업해 취업하길 원하시는 것 같다. 70%의 확률로,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를 희망한다고 말했을 때 우선 반대부터 하시는데, 요즘은 특성화고의 위상이 높아지는 추세이고, 취업 성공 사례가 많아 부모님의 인식이 점점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고등학교 결정 당시 특목고를 생각하던 친구의 일화가 생각난다. 그 친구들은 미술, 요리, 음악 등 실습 위주의 예체능에 흥미를 가졌고, '와 저 친구들은 예체능이 본인의 길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본인의 목표가 뚜렷해서 특목고, 특성화고에 진학하려 마음을 굳혔지만, 되려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그 이유는 외부에서 들리는 소문, 부모님들 사이에서 명성, 평판이 좋은 학교에 가야 한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결국 그 친구들은 부모님이 원하는 학교(인문계열)로 바꾸었고, 방과후 시간을 빼서 제과제빵 학원, 개인 집중 레슨 등을 받으며 본인에게 필요한 자격을 갖추며 살아갔다. 물론, 나도 학생 때는 그저 유명한 학교를 다녀야 성공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입학 후 학교 생활을 해 보니 내가 교내에서의 분위기에 휘둘리지도 않아야 하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수업 방식은 어떠한지를 잘 따져 나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본인과 맞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학교라 한들 나중에 전공과를 바꾸거나 최악의 상황으론 전학, 퇴학까지 고려하더라. 학교는 졸업하면 그만인데 내 진로는 영원하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입학, 진학하는 행동은 이제 하지 말고, 본인부터 알아 가는 시간을 가져보아라.
대부분이 순조롭게 하루를 살아가다 중학교 3학년 대 위기가 찾아오는 것 같다. 입학 시즌에 인터넷을 접속해 보면 지식인에 등록된 글의 키워드가 대부분 부모님 설득 방법, 학교 선정 고려 사항 등이다. 부모님이 생각하는 학교와 본인이 생각하는 학교가 대부분 다른데, 그렇다 해서 학교를 두 군데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직업계고 인재 양성을 위해 특성화고를 마이스터고로 전환하거나,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이 IT분야 특성화고와 MOU를 맺는 등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적응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자격을 갖출 수 있게 기회를 부여해 주는 추세이다. 시대가 이렇게 변화하다 보니 인문계열뿐만 아니라 직업계열을 고려할 수도 있다. 그간 인문계열 졸업-> 대학 졸업-> 취업 순으로 이뤄지는 게 당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대학 입학보다 취업부터 우선 하고 싶다는 말이 아이 입에서 나온다면 부모님 입장에서는 그리 반갑지 않으실 것이다. 순서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현세대는 조금 다르니 과거 말고 현재 트렌드를 파악해 알려 드리는 행위도 필요하다. 그리고 본인은 대학 입학보다 취업부터 하고 싶은 이유, 본인이 선택한 고등학교에 입학을 결심한 계기를 말씀드려 보자, 반대하시는 부모님에게 무작정 서운한 마음을 들기 보단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서운한 마음은 잠시. 부모님은 내 딸, 아들이 잘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그러시니 우선 반대의 이유를 들어 보고 어떠한 방식으로 설득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렇게 긴 설득을 오랜 기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아이를 믿지 않으실 때도 있다. 모든 일엔 변수가 있는 법...
이는 보통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이, 본인이 지은 결정이 부모님에게 확고함이나 믿음으로 전달되지 않을 때 나타난다. 정말 힘든 시기이겠지만, 미래가 걸린 일이니 앞으로의 체계적인 계획을 학년별로 세우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본다. 부모님이 본인의 인생을 대신해서 살아 줄수는 없다. 독립심을 키우는 첫 단계라고 이해하면 된다. 목표하는 바가 명확하다면 그냥 본인의 생각을 꿋꿋히 밀고 나가 보는 건 어덜까? 어른들이 독립을 강조하는 이유는 세상을 살아가며 시행착오도 겪어 보고, 이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어 혼자 힘으로 극복하려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기주장 없이 이끌려 다니는 삶보다 주도적인 삶을 살고 그에 따른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정말로 본인이 선택한 학교가 가고 싶다면, 1학년, 2학년, 3학년 때 본인이 어떤 자격증을 취득할 것인지, 하루 일과는 어찌 보낼 것인지, 대회에서 상을 받아 온다는 등의 현실 가능한 구체적인 내용을 PPT 자료에 넣어 학년별 전략을 부모님에게 발표해 보자. 발표 후 질문 시간을 가져 부모님이 몰랐던 사실을 알려 드리는 것도 좋다. 간절한 자에게 느껴지는 특유의 눈빛이 있는데, 본인의 눈빛, 간절한 마음이 부모님에게 전달돼 본인을 믿고 마음을 열어 주실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