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의 역사(7)

자기 최면으로 조용히 마음을 추스린다

by 필립

원래 타고난 성격이 예민하고 불안하기에 마음을 다스릴만한 방법이 필요했어. 여러가지 시도해보았고 부작용이라 할만한 것도 없고 효과도 좋은 수단은 자기 최면이야. 물론 최면을 상업화에 여념이 없는 장사꾼들에 의해서 전생 체험, 무통 수술같은 터무니 없는 영역까지 창조해내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 한계와 효과를 이해한다면 나름대로 쓰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 간단하게 요약하자만 최면은 자기 최면으로 시도할 것을 권하고 심신의 이완과 깊은 휴식을 이룰 수 있다면 더 이상의 단계를 추구하는 허망한 바램을 갖지 말라고 진심으로 말해주고 싶어. 한때 미스터리한 기적을 꿈꾸면서 최면에 심취한 나머지 시간과 돈을 퍼붓던 시절을 후회하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으로 전하는 말이야. 후회라고 썼지만 나름 열심히 혼자서 책과 인터넷을 뒤지면서 남들은 알지 못하는 그것을 추구하던 열정은 잠시나마 일터에서의 압박감에서 해방될 수 있었지.

어이하여 최면을 선택하고 특히 자기 최면에 집중하게 되면서 명상이나 기타 사이비 수련법까지 조금씩 섭렵하게 되었는지의 이야기는 책 한권을 써야 될 분량이기에 생략할 수 밖에 없네. 사실 앞서 서술했던 최면의 현실적인 효용으로 심신의 이완과 휴식은 자기 최면 레벨에서 충분히 기대할 수 있으며 내가 지금껏 반복적으로 체감하고 있어. 타인에게 최면을 걸어서 심리 치료를 한다던가 전생을 본다던가 하는 것은 사실 충분히 실증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각종 위험한 범죄에 핑곗 거리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 원래 최면으로 타인의 마음을 치료한다는 구실로 금전이나 여러 가지를 요구할 수 있는 관계가 되다보니 발생하는 사건일 것이다. 내 경험으로는 딱히 자기 최면보다 효과가 더 좋다고 할 수 없는 타인 최면이 신비화 된 것은 아마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변질되었다고 추측하고 있어.

내가 처음 최면을 접한 것은 [기적의 최면 학습법]이라는 책에서 비롯되었는데 아주 형편없는 서적이었어. 3권짜리 책에 지은이의 특정 정치인에 향한 무한 존경, 최면 학습기 광고, 최면을 응용한 허무맹랑한 기법과 검증 안된 기적들로 채우고서는 정작 중요한 자기 최면 방법을 고작 몇 페이지에만 할애했던 것 같아. 어찌되었던 최면을 향한 흥미를 키워나가면서 이후에더 여러 관련 서적들을 탐독하고 스스로 자기 최면을 오랫동안 연습해오면서 십여년전에 우울증 악화와 심각한 피부 질환이 발병하는 바람에 심리적인 원인을 해소하고자 하는 바램으로 몇 군데 최면 상담도 받아보고 강습소에서 교육도 받아 보았지.

그 후로 십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아무리 노력해봐도 자기 최면으로 유도한 심신 이완과 휴식을 초월하는 기적은 절대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지. 지금도 주말 오후나 밤의 잠자리에서 자기 최면을 해오고 있지. 물론 고민 거리가 많을 때는 최면 자체를 시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없지만, 평상시에도 뇌파를 알파파에서 세타파에 진입할 수 있도록 꾸준한 연습을 이어가고 있지. 점점 더 익숙해 진다면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내면의 여행을 즐기면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거야.

자기 최면에서 추구하는 수준은 뇌파로 치자면 이완 속 집중인 알파파에서 수면 전단계에 해당하는 세타파에 진입하는 것으로 이 상태에서는 깨어 있으면서도 꿈을 꾸는 단계야. 해석이 불가능한 이미지가 감은 눈앞으로 스쳐지나 가는 듯해. 신체는 깊이 이완되어서 몸이 바닥으로 들어가거나 위로 둥둥 뜨는 듯한 감각마저 들게하지. 이러한 수준에 있다가 최면을 종료하고 각성하면 머릿속은 텅 비어버리고 어떠한 감정의 찌꺼기도 깨끗이 정화된듯 하지. 술을 마시는 것과 비교하자면 최면은 신체적인 부작용없이 휴식과 기분 전환이 가능하지만 항상 동일한 효과를 보기는 어렵고, 음주는 강제로 뇌의 기능을 꺼버려서 스트레스를 망각하게 하지만 심신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다구. 하지만 그러한 최면 수준은 시도할때마다 항상 도달하는 단계는 아니고 절반의 성공 확률인 편이야. 오후에는 깊이 이완되는데 오히려 밤에는 잘 안되는 느낌이야. 다만 극도로 번민하는 상태에서의 자기 최면은 오히려 우울한 기분이 심해지는 것을 체험하고서 역시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노하우도 얻었지.

자기 최면 방법으로 가장 보편화된 [자율훈련법]을 연습하지만 자연스럽게 나만의 방식으로 전환되었는데 나중에 접한 [요가 니드라]와 거의 같아졌어. 내 몸과 마음에 편한 방식으로 진화한거야. 으로도 꾸준히 연습해서 홀로 안락감을 즐기면서 내면을 탐색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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