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 운동에서 여운이 남는 것들
나 홀로 팔 굽혀 펴기를 원암 푸시업으로, 스쿼트를 힐업 피스톨 스쿼트로 운동 루틴을 발전시키면서 상하체 전신 근력을 단련했는데 이게 완벽한 훈련 메뉴인지는 확신할 수는 없어. 팔이나 다리로 바닥을 미는 운동이어서 반대 방향으로 당기는 방식의 단련은 전혀 하지 않았거든. 그래서 상체 운동의 꽃이라는 턱걸이도 염두에 두었는데 얼마 안가 그만두었어. 철봉이 없는 곳에서는 단련할 수 없다는 제약 사항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 전문적인 운동 선수가 아닌 사람에게 도구가 필요한 운동은 굳이 할 필요가 없었지. 유튜브에서 미는 운동만 하고 당기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의 불균형으로 몸에 해롭다는 식의 프로파간다를 본 적이 있어서 고민이 되더라구. 마침 항상 왼쪽 어깨가 결리는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턱걸이를 해주어야 하나하고 갈등했었지. 전에도 어깨 통증의 원인이 팔 굽혀 펴기라고 오해하는 바람에 운동을 중단했던 전례도 있었거든. 하지만 수년전에 정형외과에서 단 한번의 도수 치료로 어깨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져 버린 마법과 같은 체험을 했었어. 바로 다음날 운전 연습하러 나갔다가 어리버리하게 고속 도로에 진입하는 바람에 식은 땀을 주루룩 흘리면서 해멨고 구사일생으로 집으로 돌아왔을때는 낯익은 통증이 부활해버렸어. 팔 굽혀 펴기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주범이었던거야.
나의 맨몸 운동 루틴이 완벽한지 알아보고 싶어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맨몸의 전사]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어. 케틀벨의 황제로 칭해지는 러시아 출신의 운동 전문가인데 맨몸 운동의 단 두가지인 원암 푸시업과 피스톨 스쿼트를 소개하면서 관련 내용으로 책 한권을 빈틈 없이 채우는 괴력으로 날 놀래켰다구. 내가 생각한 운동 방식을 누군가가 이미 연구해서 권한다는 사실에 흐믓했지. 철포삼같은 중국 전통의 단련법도 주워섬기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데 조금은 의심스러운 조짐도 있었다구. 그 책에서는 운동 횟수를 평소 5회 이하로만 반복하다가 몇달에 한번 정도만 본인의 한계치에 도달하는 방식을 적극 권하더라구. 나는 이미 원암 푸시업을 양팔로 10회 할 수 있었는데 5회로 줄였는데 나중에 마음을 굳게 먹고 내 최대 반복 횟수를 경신하려고 했으나 결국 5회 언저리에서 주저않고 말았지. 책의 내용이 잘못된 것인지 내 운동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지만 어쩐지 속은 느낌이었어. 지은이의 운동과 내 운동 강도를 비교했는데, 책에서는 원암 푸시업에서 한쪽 다리도 들어서 강도를 높이는 방식을 팔 굽혀 펴기의 최종 단계라고 소개하고 지은이의 운동 수행 사진을 실었는데, 나도 시도해 보았지만 무게 중심을 잡고 자세를 취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더라구. 역시 지은이의 실력은 인정할만해. 하지만 나는 기본적인 피스톨 스쿼트 방식에서 발 뒤꿈치도 들어주기에 하체 운동만큼은 내가 더 세다구. 어쨌거나 내 맨몸 운동 루틴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안것만으로도 기분은 나쁘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