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치장에 무심했던 내가 달라지려고 해
이제는 주위 동료들도 내가 괴로움을 당하는 장면을 목도하고 격려하는 지경에 이르렀어. 한밤중에도 한잔 걸치신 옛 상사에게서도 힘 내라는 전화가 오고 혼자 야근중인데 일부러 다가와서 너는 원래 똑똑한 사람 아니냐며 기운 차리라는 말을 하더라구. 지금의 상사는 오래전에 주목받던 내 모습만을 기억하는 것인지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인지 업무 능력 부족을 이유로 같이는 일 못하겠다고 폭발하기 일쑤이니 매순간 터져나가기 직전인 가슴을 부여잡고 애써 버티고 있다구. 결국은 1년 정도 휴직을 하면서 바닥에 흩어진 자신감을 줏어모아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희망을 그려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지. 때마침 회사 정기 검진에서도 우울감과 불안감이 상당히 높아져서 치료가 필요한 상황임을 재확인하게 되었어. 사실 작년에 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부정맥 증상이 발견되어서 치료도 받고 있으니 어떤 이유로든 휴식은 무조건 이로울 수밖에 없지.
하지만 심신이 고달퍼서 휴직을 한다 해도 그 기간동안 내가 진정으로 몰입할만한 취미라던가 유희가 필요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집에 틀어박하기는 아무런 의미나 가치가 없는 시간 낭비에 지나지 않으니까. 그러다보니 50년 가까이 살아오는 동안 관심을 주거나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새로움을 찾고 있어. 자기 계발한다면서 맨몸 운동이나 외국어 공부, 자기 최면과 지식 쌓기등을 해왔는데, 이러한 내향적인 활동만으로는 커져만가는 마음의 공허함을 지워버릴수는 없다고 자각하고 있어. 그래서 몇개월전의 나라면 상상하기 어려울 관심사를 찾아내었지. 이제 내가 주목하는 관심 분야는 겉치장이야. 그동안 패션에 매달리는 사람들을 다소 경멸하듯이 바라보았건만, 내가 몰두할만한 무언가가 바닥나버린 상황에서는 이것저것 가릴 여유가 없잖아? 이때야말로 새로운 도전을 해야할 시기이기에 파격적인 도전이 필요하거든.
타고난 얼굴과 키의 한계를 뚫을 수는 없기에 옷이나 장신구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구굴 제미나이의 도움을 얻어서 이것저것 뒤지기 시작했어. 우선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는 반지였어. 수년전에 출근길에 원룸촌에서 우연히 금반지를 주웠는데 호기심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는 했어. 솔직히 색상만 보고 금반지라고 생각했지만 진짜 금인지도 모르고 남자 혼자서 금은방에 가서 진위 여부를 판별해달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웠지. 2년전이었을까? 금값이 연일 치솟는다고 떠들석했던 시절에 무심코 챗GPT에 반지 사진을 올렸더니 14K에 가격이 30만원대라고 가르쳐 주었어. 금을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삼는다면 나에게 보석류도 공부할 만한 가치가 있는 분야라고 생각되었어. 그래. 할 것 없으면 보석이라도 탐구해보자는 심산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