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한 빛깔을 머금은 반지로 손을 장식한다
우연히 주은 금반지의 존재는 가끔씩 반지나 보석의 존재를 일깨워주었지. 우스갯소리로 남의 반지를 주운 바람에 저주를 받아서 내가 이모양 이꼴로 산다고 농담을 하곤 했지만 뜻밖의 횡재일 수도 있으니 보석이나 장신구를 미워하진 않았다구. 올해 내내 이어지는 직장내 괴로움은 미신을 철저히 배격하던 나로 하여금 부적 대용으로 쓸만한 물건이 필요했고, 나의 탄생석으로 반지를 만들어서 끼고 다니면 좀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에 이르게 되었어. 12월의 탄생석을 인터넷에 조회해보니 몇가지 있었는데 탄자나이트가 제일 나아보이더라구. 제미나이와 질의응답을 해보니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지방의 한개 광산에서만 나오는 탄자나이트는 십수년후 고갈이 예상되어서 가격이 우상향하고 있다고도 하네.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라드, 사파이어같은 고급 보석에 견줄만한 등급은 아니지만 준보석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되었어.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말에 무기력하게 누워있기 보다는 뭐라도 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조급함이 가장 큰 동기였어. 제미나이가 가르쳐 준대로 종로3가의 귀금속 거리에 방문해서 전통있는 가게에 방문해서 탄자나이트 나석과 반지 디자인을 골라서 주문했지. 예상 견적은 710만원정도였는데 계약금 200만원을 건네고 설레는 마음으로 거주하는 수원으로 돌아왔어. 운전해서 종로에 갔었는데 서울 길이 답답할 정도로 막히니까 다음에 반지를 찾으러 올때가 걱정이 조금 되었어. 솔직히 이런 활동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이상한 객기나 기행으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삶의 의욕을 잃고 쓰러져 버리고 싶은 자신을 단속하고 격려하려는 고려라고 생각해. 10일 정도를 기다려서 주문한 반지가 완성되었다는 전갈을 받고서는 편하게 서울 종로에 다녀올 동선을 짰어. 갈때는 집 주변에서 M버스를 타고 올때는 종로 주변의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귀환하는 루트였어. 내 계획은 최상의 결과로 되돌려 받았어. 예상 견적을 크게 하회하는 580만원의 최종 가격에 기분 좋게 반지를 수령했지. 4.91캐럿의 넉넉한 사이즈의 탄자나이트 나석을 둘러싸는 헤일로 패턴의 다이아몬드와 손가락을 감싸는 화이트 골드의 조화가 아주 그만이야. 마침 보석 가게의 대표님이 유색 보석의 국내 제일의 전문가라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석의 가치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지. 대표님께 인근의 맛집 종로칼국수와 커피를 대접받으면서도 반지에서 눈을 떼지 못했는데 영롱한 파란색에 자주색이 비치니까 너무 이쁘더라구. 조명과 각도에 따라서도 간혹 붉은 기운이 감지되기도 하는등 탄자나이트 특유의 다색성이 일품이야. 적어도 반지를 손에 처음 낀 날 하루만은 황홀했어. 역시 휴일에만 이 반지와 빨질레리 코트를 착용하고 적극적으로 외출을 시도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