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나를 찾아서_5

내 안에 남은 것은 허무함과 공허한 인식뿐

by 필립

여건이 허락하는 한 혼자만이어도 여유를 즐기면서 조그마한 자존감 한조각을 찾고 싶어. 광교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찾은 봄 자켓을 걸치고 단골 카페에 자리를 잡고 토마토 주스를 몇모금 마셨어. 휴직을 고려하는 인생의 기로에서 우두커니 서있지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남은 시간들을 새겨야 할지 갈피를 찾을 수 없어. 이러한 막막한 심정을 타개하기 위해서 운동이나 독서를 해왔지만 언제나 마음이 보람으로 충만하지 않으니까. 실 무엇보다도 앞으로 무엇을 해야 나도 만족하고 사회적으로도 당당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오랜 세월동안 사색해 왔어도 아직도 확실한 목표를 찾지 못했거든. 아무튼 다방면으로 고려해보았어. 사운드 엔지니어나 미래형 농업부터 롤렉스 거래까지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걸 찾아보고 판타지에 푹 빠져보다가 현실의 내가 도전하기에는 어려운 허들들을 발견하고는 미뤄두었지.

어린 시절부터 불과 수년전까지의 나는 극도로 내향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음악 감상, 독서, 운동에 깊은 사색을 곁들인 생활 방식을 고수해왔지. 그러한 라이프 스타일속에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안정된 느낌을 누려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의 만족감을 찾을 길 없어. 과거의 행복 방정식을 붙들고 철지난 정답을 찾으려고 애쓸것이 아니라 인생의 혁명적 변화가 필요해. 45년간 내면으로만 파고들어서 몰입했다면 이제부터는 밖으로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해. 내가 소속된 이 사회속에서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줄 인간 관계가 절실해. 그래서 앱으로 수소문해서 소박한 모임에도 많이 나가보았지만 아직 인연을 만나지 못했어. 요즘은 유색 보석과 롤렉스 거래의 매력에 눈을 뜨고 조금식 공부만 하고 있는 상황이야. 귀족적인 광택을 은은히 머금은 고급 자켓과 보석 반지를 착용하고, 집이 아니라 카페에 나가서 일면식도 없는 독자들을 향한 글을 다듬으면서 내 관심을 외면의 세계로 돌리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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