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니어 of 주니어 서비스기획자이자 자칭 프로불편러로서, 서비스를 이용하며 '아 이런 기능 있으면 참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을 자주 느끼곤 한다. 이번 회사 입사 과정에서 '프로불편러'라는 내 특징을 내세운 게 팀장님께 좋게 보였다고 하는데, 그 말을 들으니 추후 커리어를 키워나가는 데 있어서 프로불편러라는 나의 장점이 증거와 함께 내세워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비스 리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내가 서비스에 대해 느끼는 아쉬움을 기록하고, 추후 이를 '저는 프로불편러가 맞습니다' 라는 증거로 사용할 것이다. 여하튼 그렇게 첫 번째로 리뷰할 서비스는 (내가 정말 정말 자주 쓰는) 29CM 앱이다.
다들 알다시피 29CM는 쇼핑앱이다. 쇼핑앱의 본질은 상품을 보여주고, 고객으로 하여금 구매하게 하는 것이다. 잘 보여주고, 구매로 쉽게 이어질 수 있다면 최고의 쇼핑앱인 것(상품 전시-구매). 문제는 요즘 모든 쇼핑앱이 다 그런다는 것. 그렇다면 29CM는 여타 쇼핑앱과 무엇이 달라 꾸준한 MAU 상승세를 보일까? 상품 전시와 구매 여정으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시작하기 전에 따라하고 싶은 29CM UI 잠깐 넣겠음 (나중에 내가 보려고 ㅎㅎ)
1. 카테고리를 위에서 슥슥- 쉽게 선택해서 상품을 볼 수 있다. 라이프 같은 경우, 라이프 카테고리 내 세부 카테고리를 선택해 카테고리별 상품을 구경할 수 있다. 카테고리 UI 은근 머리 아픔 ㅠ_ㅠ
2. 예상등급 보여주는 거 따라해야지
메인 홈 화면이다. 29CM는 큰 이미지와 비교적 짧은 글이 혼합된 형태로 상품을 표현한다. 근데 저 짧은 글을 29CM가 참 잘하는 것 같다. 패딩에 어울리는 니트 고민 한 번쯤 해 본 사람이라면, 클릭할 수 밖에 없다.
브랜드 자체에서 하는 UX라이팅인지, 29CM에서 하는 UX라이팅인지 모르겠으나 구매욕을 끌어올리는 한 줄임은 분명하다. (따라하고 싶은 지점이다.)
근데 사실, UX라이팅 뿐만 아니라 사진도.. 베스트 컷을 쏙쏙 잘 고른다. 막상 들어가서보면 별로인데 29CM 초기화면에선 무지하게 예뻐 보이는 상품들 대거 존재.
'MY'를 들어가면 보이는 화면이다. 회원등급 위에 가장 최근에 봤던 상품들과 콘텐츠들이 주르륵- 떠서 확인이 매우 쉽다. 하트는 깜빡하고 누르지 못했지만(찜은 못했지만) 다시 생각나는 그런 제품들.. 많잖아요... (ㅠ.ㅠ) 29CM는 그런 제품들을 직관적으로 쉽게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 사실 29CM는 Vip 장벽이 그리 높지 않다. Vip가 되면 한 달에 두 개 15% 할인 쿠폰을 주는데, 이게 참 쏠쏠하다. 할인해주니까 29CM에서만 사게 되고, 29CM에서만 사니까 또 Vip가 된다. 나 락인 제대로 됨ㅋ..
WELOVE를 들어가면 보이는 화면이다. 29CM는 "이거 좋은 건데 지금 할인해. 사봐" 하지 않는 것 같다. 대신, "이거 이런 브랜드인데, 정말 매력있지 않니?" 고객에게 이야기한다. 얕게 알았던 브랜드는 29CM를 통해 깊게 아는 브랜드가 된다. 상품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값이 비싸더라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구나 납득하게 된다. 사실 이런 정보만 보고, 가격 비교를 통한 타 플랫폼 구매를 하는 고객도 있겠지만 29CM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통해 고객이 꾸준히 유입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라 생각한다.
29F 프리미엄 홈을 들어가면 보이는 화면이다. 매력적인 콘텐츠로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29CM가 감각으로 엄선했다고 하니 또 보게 된다. 나의 경우 사진 않는 상품들이 전부지만, '예쁘다' 하며 상품을 보고 있긴 하다.
더불어, 선택을 도와주는 저 한 줄 멘트들도 좋다. 모던이 뭐고, 내츄럴 앤 우드가 뭔데(?)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제격이다. 서비스는 고객에게 뭐든 떠먹여줘야한다(!)
선물하기 카테고리를 들어가면 보이는 화면들이다. 나 같은 경우, 친한 지인 선물할 때 본인이 원하는 게 없다고 하면 29CM를 굉장히 많이 들여다 본다. 하지만, 선물 고르기란 정말 어려운 일! 29CM의 선물 쇼핑 여정에 난 꽤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이 자식 정말 떠먹여주는 서비스구나.. 선물의 대상, 선물의 목적, 대상의 (대략적) 취향, 대상의 성별만 입력하면 가격대별 선물을 알아서 보여주니! 선물 고르기가 매우 쉬워지고, 결제도 매우 쉬워진다 (^^)
카톡으로 바로 선물도 보낼 수 있으니, 따로 주소지 물어볼 필요도 없어 매우 편리하다.
이제 너무 흔한 기능 중 하나가 되었지만, 29CM는 타 사이트와 다르게 훼이크를 하지 않는다. (__% 할인이래놓고 카드사 할인인 훼이크 말하는 거임) 결제 전 카드사 혜택을 제외한 가장 저렴한 가격을 디폴트로 보여주고, 카드사 혜택을 통한 할인을 옵션으로 보여준다. 마일리지 사용도 디폴트가 아니다!
쓰면서 갑자기 생각났던 아쉬운 점. 29CM 블랙프라이데이 때 날짜별로 브랜드 블프를 운영하던데, 브랜드별 할인 날짜를 알려주지를 않아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예시로 시엔느 블프 할인이라고 한다면, 시엔느가 11월 20일 당일만 블프 할인을 하는지 24일까지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는 UI였다. 월급날 고려해서 쇼핑하는 나는 결국.. 주문을 하지 않았던 경험이다......
쓰면서 느끼는 건데, 고객이 원하는 걸 잘 떠먹여주는 게 잘나가는 쇼핑앱의 비결인 것 같다.(너무 당연한 말인가?) 자체 콘텐츠를 통한 유저 리텐션을 잘 수행하고 있는 것이 29CM만의 색을 만든 것 같다. 물론 지그재그, 에이블리에 비하면 MAU가 현저히 떨어지긴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지 못하는 색을 29CM가 갖고 있으니까 뭐.
오늘의 배운 점: 어떻게 하면 잘 떠먹여줄 것인가? 쉬운 것이라고 치부되는(ex: 상품 선택) 것도 다 떠먹여주자. 고객님은 돈만 쓰세요. 상품 설명도, 상품 선택도 다~ 저희가 해드립니다.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