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간은 느려진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간이 느려지는 것이 잘 체감되지 않을 수 있지만, 초속 7.8킬로미터의 엄청난 속도로 지구를 남북 방향으로 돌고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의 승무원들은 24시간마다 0.086초씩 ‘덜 늙는다’. 그럼, 극단적으로 빛의 속도만큼 빨리 움직일 수 있으면 많이 늙지도 않고, 시간도 길게 쓰니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과연 그럴까?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빛 알갱이 (광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얼어 붙는다’. 광자의 입장에서는 시간이 느려지다 못해 전혀 흐르지 않는 것이다. 안드로메다에서 출발해 내 각막을 때리는 광자는 분명 나의 시간으로는 250만년 전에 출발해 긴 여행을 했지만, 광자의 입장에서는 출발과 ‘동시’에 나의 각막에 닿았다. 빛이 만약에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이해한다면, 광자는 출발과 도착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할 거다.
광자의 입장에서는 시간 뿐 아니라 공간도 한 점으로 붕괴된다. 이동 방향으로의 거리가 0이 되면, 출발지와 도착지가 구분되지 않고 하나의 점이 된다. 결국 250만년이 걸려서 은하간 여행을 해도, 광자 입장에서는 그 자리에 꼼짝 없이 붙들려 있는 꼴이었으니 여행한 맛도 안나는 셈이다.
우리가 오래 살고자 하는 욕망은, 더 많은 시간을 갖길 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만약 시간이 멈추면, 즉 우리에게 영원한 시간이 주어지면 과연 우리는 행복할까? 우리가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우리에게 매일 주어지는 하루는 특별할 것이 없다. 오늘 할 일은 내일 해도 되고 백 년 뒤에 해도 된다. 오늘 만날 사람이 천년 뒤에도 살아있다면 굳이 그를 오늘 만나야 할 이유는 없다. 은하를 여행해도 그 때가 그 때이고 그 곳이 그 곳으로 느껴진다면, 그건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죽어있는 것이다.
앞만 보고 빨리 달리기만 하면, 나의 시간은 얼어붙고 나의 삶은 의미가 없어진다. 우리가 아끼고 모으고 누려야 하는 것은 ‘돈’ 이 아니라 ‘시간’이다. 죽음의 선물해 준 나의 소중한 시간을, 매 순간 만끽하며 행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