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생각이 안 나는 영포티

by 친절한 손원장

40 중반에 들어서니, 하려고 했던 말이 갑자기 머리 속에서 사라지는 일이 잦다. 분명히 조금 전까지도 먼 가를 생각해서 말하려 했는데, 막상 입 밖으로 꺼내려니 순식간에 머리에서 ‘증발’해버리곤 없다. 물론 대부분이 쓸데 없는 말이었을 테지만, 그 중에는 혹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었을까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눈은 나이가 들면 가깝고 세밀한 것이 잘 안 보이게 변한다. 누군가는 거기에 신의 섭리가 깃들어 있다고 한다. 남의 작은 허물을 보지 말고 하나의 온전한 사람으로 보라고. 세상의 더러운 것들을 보지 말고, 멀리 푸른 하늘을 보고 지금 세상에 있고 살아 있음을 보라고.

할 말을 까먹는 내 모습도 어쩌면 신께서 일부러 지워주는 건 아닐까? 말하려 하기 전에 듣고, 말하려 하기 전에 생각하라고. 반드시 해야 할 말이 아니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 말도, 시간이 지나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었던 말이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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