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책임을 함께지는 자산 운용사가 등장하면 어떨까

by 친절한 손원장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자산 운용사, 증권사들은 아님 말고 식으로 미래 예측을 했다. 만약 결과가 좋으면 실력 있는 자신들 덕에 자산이 늘어났으니 당당하게 수수료를 받아갔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거시 경제가 어쩌고 저쩌고 어려운 말을 섞으며 상황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는 금융 지식이 낮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어떤 사업도 그런식으로 행해지지는 않는다. 심지어 커피가 맛이 없는데 100원 만 비싸도 네이버 댓글에 혹평이 쏟아진다. 내가 하고 있는 안과업은 어떨까? 백내장 수술을 하고 시력이 회복이 늦거나, 시력 회복이 안되는 등 결과가 안 좋으면, 환자는 어떤 형태로든 비용을 지불하게 만든다. 심하게 컴플레인을 할 수도 있고, 진료실에서 많은 시간을 소모할 수도 있다. 주위에 안 좋은 소문을 퍼뜨려 병원의 reputation 을 깎아 내릴 수도 있고, 심한 사람들은 진료비를 돌려놓으라고 외래를 뒤집기도 한다.


시대의 변화도 기존과 같은 금융업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만는다. 유튜브만 열면 금융에 대한 지식이 쏟아지는 시대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을 근거로 직접 투자를 하고 있다. 금융업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모두가 볼 수 있는 유튜브에서 매일 방송을 하는 이 상황에, 중소 금융회사들의 경쟁력은 눈 녹듯 녹아 내리고 있다. 심지어 금융 소비자들은 지금 내 앞에서 상담을 하는 창구의 직원도 집에 가서는 경제 유튜브를 볼 것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과감하게 이야기 해본다. 성공의 운용 수수료를 높이는 대신, 결과가 안 좋은 경우 운용 수수료를 일부 돌려주는 자산 운용사가 등장하면 어떨까? 소비자들에게는 책임을 진다는 사인을 전달할 수 있고, 자신들도 의사 결정 과정에 있어 좀 더 신중을 기하지 않을까? 주식이 활황인 시대, 금융 소득이 노동 소득보다 더 중요해진 이 시대에, 다른 사람의 소중한 자산을 운용하는 사업자들도 그에 걸맞는 시대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건 그들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수도 있다.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영국에 금융 시장을 개방하게 될 건데, 규모에 있어 비교가 안되는 금융 회사들이 우리나라에 상륙하게 되면 자산가들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자신의 자산을 덩치가 더 큰 회사에 맡길 거다. 당신이라면 당신이 평생 번 돈을 (같은 수수료로) 골드만 삭스에 맡기겠는가? 아님 NH 투자증권에 맡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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