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넘었다. 높은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사실들만 나열해보면,
a. 내년에도 정부는 대규모 확장 재정을 예고하고 있다.
b.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자니 경기가 너무 어렵다.
c. 미국에는 매년 200억 달러씩 (달러로!) 투자를 해야 한다.
d. 대기업들은 수출해서 바꾼 돈을 원화로 바꾸지 않고 미국에 다시 투자 해야 한다.
환율이 오르면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는 에너지를 100%로 달러로 수입해 온다. 그럼 모든 단계에 비용이 더 든다. 물가가 오르고, 사람들의 실질 임금은 떨어진다. 소비가 줄게 되고 경제는 더 어려우니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 금리가 낮으면 원화의 투자 가치가 떨어지고 외국인은 한국을 떠난다. 그럼 원달러 환율은 더 오르게 된다.
경제에 대해 문외한인 나도 이 정도는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정부는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니 생각을 밖으로 말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경제에 무식한 내가 생각하는) 현재 정부가 환율을 못 잡을 것 같은 이유 3가지를 써보겠다.
1. 국민 앞에 솔직하지 못하다.
2. 쉬운 길만 가려고 한다.
3.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1. 앞서 보았듯이, 원달러 환율을 낮출 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솔직하게 말을 하는 고위 공직자를 본 적이 없다. 얼마 전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내용을 보고 사람들이 코웃음을 쳤다. 서학 개미가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원달러 환율이 앞으로도 고공행진 할거라고 믿는 합리적인 개인의 선택이다. 굳이 얘기하자면 원달러 환율이 높아진 원인이 아니라, 앞으로도 높아질 것 같은 원달러 환율의 결과이다.
세상이 달라졌다. 옛날에는 높은 사람들이 말장난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 실시간으로 다 인터넷에 박제가 된다. 그리고, 수 많은 유튜버들이 높은 사람들의 말을 쉬운 말로 바꾸어 풀어준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고위 공직자들이 무엇을 숨기고 있고, 왜 저렇게 발언할 수 밖에 없는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예전처럼 말장난을 하거나, 관련성이 적은 항목으로 탓을 돌리고 있으니 참 답답하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의 초고속 인터넷 망을 깔았던 국가이다. 그 국가의 국민들이 과연 그런 말에 속을까?
2. 원달러 환율이 높은 것은 (앞에서도 밝혔듯) 여러가지 문제가 중첩되어 나온 결과이다. 어려운 문제는 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데, 국민 연금을 압박하는 등의 당장의 쉬운 방법만 반복하니 문제가 해결이 될 리가 없다. 명백하게 환율에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몇 차례 급락 이후에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환율이 다시 튀고 있는 상황을 보면, 이런 깔짝거림 (?) 이 몇 차례 반복된 다음 환율은 대 폭등할 것 같다는 불안한 생각이 든다.
3. 환율을 잡으려면 원화의 가치를 올려야 하고, 원화의 가치를 올리려면 돈 푸는 걸 중단하고 금리를 올려야 한다. 그런데, 그러면 경기가 어려워지니 정치인으로서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금리 버튼 만으로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면서 경기를 활성화 하는 방법은 없다. 급하고 중요한 문제부터 해결하고, 다른 문제는 국민을 설득하면서 천천히 풀어야 한다. 그런데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 중 그렇게 어려운 해결책을 생각하려는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부동산 정책 중 아직 밝히지 않은 것들이 여러 개 있다고 블러핑을 하던 대통령은, 채 반 년도 지나지 않아 모든 정책이 먹히질 않는다고 정 반대의 발언을 했다. 결국 재빠르게 강남에 집을 사서 이사 온 사람들만 좋은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외환 위기가 절대 오지 않을 거라는 고위 공직자들의 말이 정말 곧이 곧 대로 들리는가? 먼저 달러를 사 놓은 사람들만 좋은 상황이 올 것 같다면 지나친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