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3편을 읽고

이미 시작된 우주 전쟁

by 친절한 손원장

팀 마샬의 “지리의 힘 3”을 읽었다. 지난 지리의 힘 1,2편에서 지구의 지리와 분쟁을 다루었던 저자는, 이번 책에서는 지구를 넘어선 “우주”를 상대로 벌어지는 수 많은 국가들의 쟁탈전을 다루었다. 우주가 좋아서 딸 이름도 우주로 지었던 나는, 전에는 꿈도 못 꾸던 몇 가지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었다.


1. 우주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전쟁터였고, 중국은 엄청난 우주 강국이다.


냉전 때 미국과 소련이 체제 선전의 일환으로 우주 산업 경쟁을 한다는 건 익히 아는 이야기다. 소련의 스푸트니크가 최초의 인공위성으로 미국에 큰 충격을 안겼다면, 미국의 아폴로 13호는 체제 전쟁의 승리를 알리는 종지부였다. 이후 달나라에 인류가 간 것이 사기라는 음모론이 횡행할 만큼 사람들의 관심은 우주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실제로 그 이후에 지금까지도 각 나라는 광활한 우주에서 한 뼘을 더 차지하려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2007년 중국은 노후화 된 자국의 인공위성을 미사일로 맞추어 파괴한 바가 있다. 말이 쉽지 인공 위성이 시속 3만 킬로로 움직이는 총알을 다른 총알로 맞춘 격이라 전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 위성을 맞출 수 있다는 건, 다른 나라의 군사/기후/과학 위성을 다 맞출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중국은 마음만 먹으면 우주 전쟁의 시작과 동시에 다른 나라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있는 나라다.


2. 우주 공간을 부동산으로 본다면 평당 가격이 모두 다르다.


우주가 끝도 없이 넓은 것은 맞지만, 인간에게 중요한 장소는 생각보다 귀하다. 인공 위성이 위치하는 공간은 지구에 가까운 저궤도 (해발 200~2000 킬로미터)가 그렇지 않은 중궤도보다 더 희소하다. 강남에서 가까울수록 평단가가 높던가? 군사 정찰과 실시간 관측, 미사일 경보 등 돈이 되는 중요한 기능들은 저궤도에 떠 있는 인공 위성들의 몫이다.

온통 곰보 자국처럼 보이는 '달'도 위치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다르다. 서울에 반포 아파트가 있다면, 달에는 남극이 있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계획도, 중국과 러시아의 공동 계획도 모두 달의 남극을 향하고 있다. 왜 그럴까? 달은 대기가 없는데 자전 주기는 28일이나 되어서, 2주 내내 뜨겁고 2주 내내 너무 춥다. 하지만 달의 남극은 1년 내내 태양이 완만한 각도로 비추어 온도 변화가 적다. 게다가 남극의 일부 고지대는 햇빛을 내내 받아 전기를 얻을 수 있고, 바로 옆 음지에는 얼음이 있어 물과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이론상이지만) 인류의 장기 체류가 가능한 유일한 곳, 그곳이 바로 달의 남극이다.


3. 스페이스X가 계획대로 내년에 상장을 한다면,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


스페이스X는 거대한 로켓을 쏘아 올렸다가 다시 붙잡는 쇼를 하는 기이한 기업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타링크는 한 국가의 통신망을 대신했고, 미국 정부는 정찰과 군사 위성 발사를 위해 사실상 이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냉전 이후 쇠퇴하던 미국의 우주 역량은, 지금 중국과의 보이지 않는 경쟁에서 스페이스X라는 민간 기업을 통해 유지되고 있다. 즉, 스페이스X는 기업이라기보다, 한 국가의 우주 전략 그 자체에 가깝다. 상장 후에 그 기업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한들 미국 정부가 그걸 그냥 놔둘까? 하방이 막혀있는 투자라면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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