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사람

by 친절한 손원장

이문세 노래 중에 ‘행복한 사람’이라는 노래가 있다.


…. 어두운 창가에 앉아 창 밖을 보다가,

그대를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


‘어두운 창가’는 시련의 시간이다.

‘창 밖’은 지금이 아닌 과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다.

‘그 대’는 내 옆에 있는 것들, 나에게 허락된 것, 내가 일구어 낸 것이다.


시련의 시간이 다가오면, 과거의 선택에 회한이 들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찾아오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내가 뒤쳐진 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 누구는 투자로 큰 성공을 했다고 하고, 누구는 힘든 일을 관두고 남들이 살고 싶은 곳으로 떠났다고 한다. 하지만 내 옆에 있는 것들, 나에게 허락된 것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바쁜 외래 중에 망막 수술을 하는 것은 참 체력적으로 버겁다. 특히 그 눈이 마지막 남은 눈이거나, 고난도의 박리 혹은 말기 당뇨 눈 수술을 해야 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게다가 수술을 준비하고 실행하는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이걸 계속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 나는 나에게 허락된 것들을 생각한다. 환자를 고칠 수 있는 능력, 치료를 행할 수 있는 공간, 그걸 수행할 수 있는 인력들, 그리고 나를 선택한 환자의 절대적인 신뢰. 이 많은 것들을 다 갖고 있는 사람이 인구의 몇%나 될까? 생각이 여기에 다다르면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감이 가득 올라온다.


“그대를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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