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기
어찌 보면 무기력하고 그냥저냥 흘러가는 대로 살기로 작정한 듯싶다가도 온몸의 에너지를 다 끌어모아 풀파워 장착할 때가 이따금은 있다.
누군가 내 몫을 건드린다거나 인격적으로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들 때 더러는 타인이 누군가에게 갑질의 모욕을 당하는 현장을 목도하거나 듣게 될 때 나는 발작버튼이 작동한다.
한창 쌈닭처럼 날을 세우고 살던 때에 해본 성향테스트인데 그 당시 내 모습과 너무 맞아서 캡처해 두었던 것이다. 나만 안 건드리면 나도 안 건드린다 라는 마인드로 살았었다. 다시 시작한 직장에서 은근히 따돌림을 당했었고 차별도 겪게 되었다.
만만하게 보이면 안 되겠다 싶어서 이판사판 자폭하는 심정으로 그들의 잘못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따졌고 공론화시키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다행히 그 후론 만만하게는 안 보는데 또라이에 미ㅊㄴ이 되었다. 그래도 혼자가 편했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지내면서 외롭지만 힘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무감각하고 시크한 태도가 고착화되면서 나의 일상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생겨나는 것이었다. 업무를 볼 때 민원인들에게도 이러한 태도가 나오게 되고 당연히 불친절하다는 피드백이 생기고 그러면 더 사람들이 지겹고 싫었다.
어쩌면 누구보다 더 교류하고 존중받고 싶었던 것인데 나만 그러면 손해라는 생각과 한치의 손해도 보지 않겠다는 심산이 강했다.
사람을 인격체로 대하지 말라
내가(카후나 박) 대인 관계에 대한 강의를 할 때 늘 강조하는 말입니다. "절대로 사람은 인격체로 대해서는 안됩니다." 이유는 "사람을 생명체로 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격체란 우리 문화가 규정한 모습일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우리들 스스로가 하나의 생명체로써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의 경우 의료인 출신이기에 주위에 의료인들이 많습니다. 많은 남성 의료인들이 10여 년 전부터 "부캐"를 원했습니다. 의사가 아닌 사람으로 여성을 만나고 싶다고 말이지요.
무슨 말이냐 하면 많은 젊은 의료인들이 자신들도 일반인들처럼 여성을 만나서 사귀다가 잘 맞으면 결혼도 생각해 보고 아니면 헤어지는 그러한 연애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의료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대부분 처음부터 남편감으로 보고 연애가 진행되는 것이 너무 싫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부캐로 작가라든지 이런 것을 만드는 젊은 의료인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것이 인격체로 보고 생명체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인격체로 볼 때 우리는 상대방의 "기능성"과 "효용성"을 중심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아무도 자신을 기능으로 보는 사람들과 사적인 만남을 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내가 참여하는 기업인들 모임에서도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네트워킹"입니다. 아무도 누군가의 네트워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친구"입니다.
내게 강의를 신청했다가 거절당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너무 과몰입해서 내 강의를 모두 다 신청하는 분들의 경우 수강을 거절합니다.
내 강의를 좋아해 주시고 나를 좋아해 주시는 것은 정말로 감사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지출이 과한 것은 피하셔야 한다고 여기기에 그렇습니다.
나의 강의보다 자기 자신을 위한 행복에 자신의 자본을 사용하시기를 바랍니다.
만일 내가 강의 수강을 하는 분들을 기능이나 효용으로 본다면 신경 쓰지 않고 수강 신청을 모도 다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게는 수강 신청을 하는 분들이 한 사람의 생명이기에 그 생명의 행복한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큽니다.
다시 한번 수강 거절을 한 분들께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사람을 사람으로 대한다는 내 방침에 의해서 그런 것이라는 양해를 구합니다.
나는 인간의 본질은 배신과 배반이라고 여깁니다. 그렇기에 배신과 배반을 하면 일반인이고 정상인이며 인간이 인간 한 것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만일 배신과 배반을 하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로 존경받을 자격이 있는 훌륭한 성인군자라고 여깁니다. 이렇게 여기면서 사람을 만나니 모든 사람들에게 선함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남"이라고 여기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사랑하는 사이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하는 것이
남이라 여기면
오히려 고맙게 여겨야 하는 것이 됩니다.
출처 : 네이버카페 유교제가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기』 발췌
나는 직장에서 기능이나 효용가치로 매겨지기보다 위 글에 언급된 생명으로의 사람이고 싶었는데 직장이라는 구조상 월급만 받아가면 된다는 마음으로 포기를 하고 살아야 할지~ 그러기엔 내 삶 자체가 메말라 가는 것 같아 고민이 되었다.
다른 분들에 대해서는 기대를 안 하는 것이 좋아요. 내가 어떻게 대할 것인지만 마음을 쓰면 될 것 같아요.
나는 인간의 본성은 배신과 배반이라 여기며 살기에 별로 사람으로 인해 마음 쓸 일이 없어요^^
나의 고민에 대한 원글쓴이의 명료한 답변이다. 타인에게는 기대를 하지 않는 것. 그러나 나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고 살아가는 것.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가 되자 삶이 좀 살아볼 만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