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 실패는 성공 그 자체다." - 실리콘밸리 격언
우리는 모두 실수의 대가들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당신도 나도 이미 수천 번의 실패를 거뜬히 이겨낸 챔피언이다.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걸음마를 배우는 동안 시간당 평균 17번 넘어진다. 하루에 38번, 걸음마를 완전히 익히기까지 최소 수천 번은 넘어진다는 계산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아이들의 반응이다. 넘어져도 울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다. 그저 일어나서 다시 걷는다. 왜? 걷고 싶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가고 싶기 때문이다. 넘어지는 것은 그들에게 실패가 아니라 과정일 뿐이다.
요즘 아이들은 게임에서 "FAILED"를 너무 많이 봐서, 이 단어를 "실패"가 아닌 "다시 도전하세요"로 읽는다고 한다. Failed가 First Attempt In Learning의 약자라고 믿는 아이들도 있다. 이것이 바로 연금술의 시작이다. 똑같은 상황을 다르게 보는 것. 납을 금으로 바꾸는 것보다 더 위대한 마법이다.
실리콘밸리에는 매년 '실패의 날' 축제가 열린다. 가장 크게 실패한 사람이 영웅이 되는 날이다. 왜 그들은 실패를 축하할까? 그들은 안다. 실패 없는 성공은 요행일 뿐이며, 큰 실패는 큰 도전의 증거이고, 실패의 경험이야말로 진짜 자산이라는 것을. "Fail Fast, Fail Often, Fail Forward" - 빨리 실패하고, 자주 실패하고, 앞으로 넘어지며 실패하라는 그들의 모토는 이제 전 세계 혁신가들의 주문이 되었다.
놀라운 정의가 하나 있다. "한 분야에서 해볼 수 있는 모든 실수를 다 해본 사람을 우리는 전문가라 부른다." 충격적이지만 진실이다. 의사는 수많은 오진을 거쳐 명의가 되고, 요리사는 수많은 실패작을 거쳐 셰프가 되며, 투자자는 수많은 손실을 거쳐 고수가 된다. 전문가와 초보자의 차이는 실력이 아니다. 겪어본 실수의 종류와 양이 다를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실수를 그토록 두려워할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기회를 주는 주체가 밖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회사가 나에게 기회를 준다고, 사회가 나에게 기회를 준다고, 운명이 나에게 기회를 준다고 믿는다. 그래서 한 번 실수하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까 봐 위축된다.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기회를 주는 주체는 오직 나 자신이다. 취업에 실패했다면 다시 지원하면 되고, 사업이 망했다면 다시 시작하면 되며, 관계가 끝났다면 다시 만나면 된다. 누가 막는가? 오직 나 자신뿐이다. 자신에게 무한대의 기회를 주는 사람은 결국 성공한다.
3M의 스펜서 실버는 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려다 실패했다. 그가 만든 것은 붙었다 떨어지는 이상한 접착제였다. 누구나 쓸모없는 실패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년 후, 아트 프라이라는 동료가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다가 책갈피가 자꾸 떨어지는 것을 보고 번뜩였다. "붙었다 떨어지는 게 오히려 필요한 거 아닌가?" 포스트잇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지금 이 제품은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알렉산더 플레밍의 실수는 더 극적이다. 그는 실험실을 나서며 배양 접시 뚜껑을 닫는 것을 잊었다. 휴가에서 돌아와 보니 곰팡이가 잔뜩 피어 있었다. 보통이라면 한숨을 쉬며 버리고 다시 시작했겠지만, 그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곰팡이 주변의 세균이 모두 죽어있었던 것이다. 그 깜빡함이 페니실린의 발견으로 이어졌고, 항생제 시대를 열어 수억 명의 생명을 구했다.
초콜릿 칩 쿠키의 탄생도 실수에서 비롯됐다. 루스 웨이크필드는 초콜릿을 녹여 쿠키 반죽에 고르게 섞으려 했다. 그런데 초콜릿이 부족했다. 할 수 없이 초콜릿을 잘게 부숴 넣었는데, 예상과 달리 녹지 않고 그대로 박혀있었다. 실패?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쿠키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화이자가 개발하던 협심증 치료제는 완전한 실패작이었다. 협심증에는 별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임상시험에서 이상한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그 부작용에 주목한 결과, 비아그라라는 연간 20억 달러 시장이 창출되었다.
레이시온사의 퍼시 스펜서는 레이더를 연구하던 중 주머니의 초콜릿이 녹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짜증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왜?"라고 물었다. 마이크로파가 음식을 데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순간, 전자레인지라는 주방의 혁명이 시작되었다.
에디슨은 전구를 만들기까지 1,000번 실패했다고 한다. 기자가 물었다. "1,000번의 실패가 힘들지 않았습니까?" 에디슨의 대답은 유명하다. "나는 실패한 적이 없다. 전구가 작동하지 않는 1,000가지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 그는 자신에게 1,001번째 기회를 주었고, 필요하다면 10,000번째 기회도 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왜? 기회의 주인이 자신임을 알았으니까.
실수를 연금술로 바꾸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망했다"고 말하는 대신 "재밌는데?"라고 말한다. "실패했다" 대신 "데이터를 얻었다"고 표현한다. "틀렸다" 대신 "다른 길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호기심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이걸로 뭘 할 수 있을까?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실수를 혁신으로 바꾸는 연금술의 주문이다.
실수의 연금술은 거창한 발명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길을 잘못 들어 발견한 맛집, 잘못 탄 지하철에서 만난 인연, 잘못 보낸 문자가 만든 새로운 대화, 실수로 섞은 요리의 새로운 맛. 우리의 일상은 이런 작은 연금술로 가득하다.
모든 실수는 새로운 가능성의 씨앗을 품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독 실수에 엄격하다. "실수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실수하면 혼이 난다. 하지만 변하고 있다. 스타트업 문화가 확산되면서 '빨리 실패하기' 운동이 시작됐다. 쿠팡의 김범석 대표도 말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혁신의 핵심이다."
실수에도 품격이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배우지 않는 실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실수는 나쁜 실수다. 하지만 도전하다 만난 실수, 새로운 시도의 실수, 배움이 있는 실수는 축하받아 마땅하다.
실수는 우주의 장난이자 선물이다. 계획대로 되지 않게 하여 더 큰 계획으로 인도하는 우주의 방식이다. 연금술사들이 금을 만들려다 화학을 발견했듯이, 우리도 완벽을 추구하다 더 큰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위축의 메커니즘과 확장의 메커니즘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실수했을 때 "기회가 날아갔어"라고 위축되어 시도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데이터를 얻었어"라고 학습하여 재시도할 것인가? 차이는 단 하나다. 기회의 주인이 누구라고 믿는가. 외부에 있다고 믿으면 노예가 되고, 내부에 있다고 믿으면 주인이 된다.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오늘도 마음껏 실수하자. 그리고 그 실수를 연금술로 바꾸자. 납이 금이 되는 것보다 실수가 축복이 되는 것이 진짜 연금술이다.
당신의 다음 실수가 기다려진다. 그것은 분명 선물을 품고 있을 테니까. 가장 위대한 발견은 모두 "어? 이상한데?"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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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대한 발견은 모두 '어? 이상한데?'에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