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수련 938일째 - 꿈과 현실 사이에서

by 하봉길

천일수련 938일째 - 꿈과 현실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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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꿈을 자주 꾼다.


그것도 아주 선명한 꿈들을. 개별 꿈들의 의미를 분석하기보다는 ‘꿈을 꾼다는 현상’ 자체에 대해 묵상해보고 있다.


경계 없는 세계


꿈과 현실의 경계를 나누지 않는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또한 나누지 않는다. 모든 것을 내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일들로 인식하며 바라본다.


하루하루 수많은 생각들과 일과 속 무수한 경험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중 일부는 사라지지만, 일부는 생각과 상상의 흔적으로 남아 사건의 지평선에서 떠돈다.


등산을 하며 경험하는 무아의 경지. 그 상태에서 중얼거리는 생기 만트라와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생각들, 그리고 흘러내리는 땀방울 사이에 경계가 흐릿해진다.


데자뷰처럼 겹쳐지는 순간들


마치 꿈을 꾸고, 꿈을 떠올리며, 지금 이 순간처럼 그것을 기록하고 있는 순간조차도 현실과 꿈과 상상과 생각과 손의 움직임과 종이 위에 펼쳐지는 글씨들이 데자뷰처럼 겹쳐진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의미 없음을 알아차릴 때, 호접지몽의 깨달음으로 살 수 있게 된다.


일체로 바라보기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경계를 지우려 애쓰지 않는다. 대신 모든 생각, 감각, 경험을 일체로 보고 느끼며 대화한다. 그러다 보면 삶을 꿈꾸듯, 꿈을 현실인 듯, 상상을 경험인 듯 살게 된다. 모든 것이 나의 경험의 일부였음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다른 결 같지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도 연결되고,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과도 또 다른 결이라 할 수 없을 듯한 연결이 된다.


생기의 화신으로


생기의 화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것이라 생각한다.


꿈, 상상, 생각, 감각, 현실의 모든 경험들이 이 세상을 생기가 경험하는 방식이다.


마음껏, 맹렬히 경험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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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수련 938일째. 62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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