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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Feb 02. 2023

네가 잠들면 엄마는 글을 써.

글쓰기가 우리의 일상에 함께하기를.

사랑하는 나의 딸아,

오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쓰는 이야기란다.


엄마는

글을 쓰는 순간을 좋아해.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도

사각사각 종이 위로 펜이 움직이는 소리도

그 소리를 따라 조금씩 채워져 가는 이야기도

마음에 톡톡- 상쾌한 자극을 주거든.



시끌벅적한 생각의 바다에서

팔딱 뛰어오르는 녀석을 탁! 붙잡고

요리조리 살펴보며 손질하다 보면

어느새 글 하나가

뚝딱 완성되는 즐거움도 있단다.


요즘 생각의 바다에는

하루하루 달라지는 너의 성장,

그 속에서 함께 자라고 있는 ,

우리 가족에 대한 생각들이

가장 활기차게 뛰어오르고 있어.


네가 잠들면

엄마는 그런 생각을 글로 써.


글 속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담아내고 나면

폭풍우가 몰아치던 생각의 바다가

순풍이 부는 평화로운 바다가 되거든.


특히 오늘처럼

마음이 힘들었던 날은

잠자리에 누웠다가도

다시 일어나서 글을 쓰기도 해.


폭풍우 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너한테 모질게 화를 낸 엄마에게

이제는 화를 내지 말라며 너는 울었단다.

서러움에 받쳐서 우는 너를 보며

미안함과 후회가 밀려와서 엄마도 울었지.


한 번이든 여러 번이든

하루든 매일이든

화내는 그 순간마다

네가 상처받는다는 걸 알면서도

왜 그리도 참기가 어려운지.


잠든 너를 보다가

또 울컥하는 마음을 추스르려고

엄마는 이렇게 글을 남기기도 해.




이 공간에 글을 쓰기 전에도

엄마는 글을 남기곤 했어.


일기장에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고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보기도 했고

블로그에 공개하지 않을 글을 쓰기도 했고

편지지에 아무도 읽지 않을 편지를 쓰기도 했었어.


엄마는 너도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단다.

기쁜 이야기든 슬픈 이야기든 그 어떤 이야기든

너의 생각이나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사람 말이지.



며칠 전에 종이에 그림을 그리며

너와 이야기를 만들고 놀았단다.

그런데 그 놀이가 맘에 들었나 봐.


그날 저녁에도 그다음 날에도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이야기 놀이를 하자고 하더라.


같이 만드는 이야기의 즐거움을 알고

혼자서도 이야기를 만들며 노는 너를 보며

너만의 이야기를 표현할 기회를

자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지금처럼 같이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며

앞으로도 너와 나, 우리의 일상에

글쓰기가 함께하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은 엄마의 글만 남겨두지만

너의 글, 우리의 글도 더해질

그런 행복한 날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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