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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Jan 18. 2022

미국 적응, 수습기간 완료!?

3개월도 지나고, 100일도 지나고!


100일이 지나자마자

글을 쓰고 싶었는데

어김없이 또 미뤄지고

미뤄졌다.


블로그나 다른 SNS에

글을 쓰는 것은

부담 없이 쓰면서도

브런치에는

뭔가 집중해서 쓰고픈

욕심이 자꾸만 생긴다.




처음 도착했던 날,

캐리어와 이민가방만 덩그러니.

막막함과 불안함으로 가득했던 공간.


그 공간이

이제는 어느덧 일상이 되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아기 책들

이케아에서 구입한 수납장, 베드 테이블로

아기의 놀이공간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나의 주방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미니멀하게 지내보자고 했던 다짐도

아주 미약하긴 하지만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1. 집밥 생활


이것저것 해먹기도 하고

사 먹기도 하면서

끼니도 열심히 해결하고 있는 중!



크록팟으로 밥도 해 먹고

감자, 고구마도 쪄먹고

수육도 해 먹고!

수육은 처음 도전해 본 요리였는데,

생각보다 쉽고 맛있었다!



6번째 결혼기념일과

36번째 내 생일도

소소하지만 기분 좋게 보냈다.



딸기잼, 우유, 오렌지주스, 간장, 빵, 깐 마늘 등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들도 도전해보고 있다.



4개에 10달러 해서 사 온 냉동 피자는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

양념치킨일 거라고 생각해서 사 왔던 치킨은 색깔만 그러했고, 다시는 사 먹지 않고 있다. 짜다 짜..ㅠㅠ

3분 카레보다 더 빠른 1분 카레는 꽤나 흡족한 맛이었다.

새로운 먹거리들을 도전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재밌고 설렌다.



코스트코에서 사 온 소고기는 진짜 최고! 자주 쟁여두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되었다.

딸기, 오렌지, 귤, 방울토마토, 사과 등 과일도 종종 사 먹는데,

맛있는 과일을 사는 것이 참 쉽지 않다. 딸기 완전 무맛... 아무 맛이 없다니!!!!!!



아기 밥도 계속 해먹이다가

거버에서 나온 토들러용 아기 식사도 종종 먹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잘 먹어주는 편이다. 먹기 싫어하는 날은 치즈나 김을 활용해서 주면 먹어준다.ㅠㅠ

유산균도 챙겨 온 것을 다 먹어서 비타민 D랑 같이 먹일 수 있는 제품으로 구입해봤다.

괜찮은 것 같아서 한 통 다 먹고 재구매도 했다.



어지간한 식재료는 현지 마트에서 잘 사서 먹이고 있지만,

그래도 그리운 한국 식재료는 한인마트를 이용하고 있다.

시카고에 H마트 가서 핑크퐁 키즈 김이랑 오가닉 아이 김도 사 오고 누룽지도 사 왔다.

우리 동네에 있는 한인마트는 2곳 정도 있는데, 상대적으로 종류가 많진 않아서

미시유에스에이 몰처럼 한국 물품을 배송해주는 사이트도 종종 이용하고 있다.

사실 생각보다는 자주 한인마트나 한국 물품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고도

식사를 잘 챙겨 먹고 있다.



남편이 실험실에서 팟럭 파티(Pot Luck Party)를 교수가 하자고 했다며

음식을 하나 만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부랴부랴 김밥을 싸기도 했다.

채식주의자인 사람도 있어서 당근, 계란, 상추, 우엉, 단무지, 쌀밥으로만 김밥을 만들었다.

김의 식감이나 맛이 호불호가 있어서인지 그다지 잘 먹진 않더라고 해서 아쉬웠지만,

중국인 와이프가 있고 아시아 음식에 관심이 많은 동료는

아내와 아들이 좋아한다며 맛있다고 하면서 김밥을 챙겨갔다고 했다.






2. 육아 생활


처음에 여기 와서는 어디를 가야 할 지도 딱히 모르겠고

영어가 부족하다는 것이 답답해서 어디를 갈 엄두가 나지도 않았다.


그저 캠퍼스 안에 무료로 다니는 셔틀버스를 타고

동네를 구경하러 다니기도 하고

렌터카가 있을 때에는 마트를 가거나

구글 지도를 보고 어린이들이 갈 만한 곳을 찾아가 보곤 했다.


지금은 나름의 패턴(?)이 생겼다.



가을이 끝나기 전까지는

매일 산책을 나가서 나뭇잎도 주워서 놀고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였다.


그리고 핼러윈과 크리스마스를 지나면서

큰 부담 없는 선에서 장식용품을 구입해서

아기와 사진도 찍고 추억을 남겨주었다.

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핼러윈이라는 것을 챙겨보았다.



날이 추워지면서

동네 도서관들을 자주 둘러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도서관에는 아기들이 책을 읽기 좋은 환경을 구성해두었고

몇몇 도서관은 다양한 교구, 장난감들이 구비되어 있어서

키즈카페를 가듯이 즐겁게 놀다 올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1인당 100권까지 빌릴 수 있으니

책을 못 챙겨 와서 아쉬웠던 마음도 금방 사라졌다.

도서관 갈 때마다 조금씩 빌려오곤 했더니 최대 55권까지 빌려와 봤다.



무료로 운영되는 동물원도 종종 갔다. 아기가 아직 동물을 무서워서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회전목마와 기차가 있어서 1인당 3달러를 내고 타러 갔었는데

겨울 동안 임시 휴업 중이라 너무 아쉽다.



최근에 회원권을 등록한 곳은 식물원.

올브리치 식물원인데, 우리가 갔을 때 Holiday Express라고 해서

장난감 기차 장식이 예쁘게 구성되어 있었다.

아기도 남편도 나도 행복하게 구경했다.

유리 온실도 적당한 크기여서 날 추워진 뒤에 아기랑 종종 가고 있다.

금붕어도 있고 새도 있고 나무도 꽃도 있어서

아기랑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 딱 좋다.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칠드런 뮤지엄!

이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야외 놀이터와 실내 놀이터, 각종 놀이들이 준비되어 있다.

아주 넓어서 한 번 방문할 때마다 다 둘러보지 못하고 올 정도이다.


껌딱지인 상태도 있지만,

대체로 여기 가면 혼자서 노는 시간이 긴 편이라

나도 아기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온다.

아기가 점점 커갈수록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 것 같아서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장소이다.

여기도 연간회원권 등록을 해뒀다.



아기는 바깥에 나가고 싶지만

나는 가끔 나가기 싫어질 때도 있다.

피곤하거나 옷 갈아입기가 귀찮거나..

그럴 때는 의자에 앉히거나 세워서 바깥구경을 시켜줬다.


집 앞 정원에 있는 커다란 나무가

초록빛에 황금빛으로 바뀌다가

점점 앙상한 가지만 남아 가는 것을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요즘에는 눈이 가득 쌓여서

녹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서

매일 스키장에 와 있는 기분이다.






3. 겨울나기


11-12월이 되어도 그다지 춥지 않고

오히려 한국 기온이 더 춥다고 뜨길래

여기 오기 전에 엄청 춥다고 겁주던 사람들 말이 틀린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은 이상 기후 때문이었고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었다.



체감 온도가 낮에도 -20도 안팎인 날도 허다해졌다.

가끔 영상이나 0도 정도로만 올라가도 바깥에서 놀이를 해줬다.



눈도 쌓일 정도로 온 적이 별로 없었는데

어쩐지 조만간 눈이 올 것 같아서 윈터부츠를 샀고!

다음 주에 바로 눈이 왔다!!!!

아기와 나만 걸어서 남긴 발자국.



길에서 눈을 치우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고

차 위에는 눈 초밥 마냥 두꺼운 눈을 쌓은 채로 다니는 차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호수도 얼어서

썰매를 타거나

근처 눈 밭에서 스키를 타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우리도 어서 아기랑 타러 가보고 싶다.



얼어붙은 호수 풍경은

보고 또 봐도 신기하다.



빨래를 하러 공용 세탁실에 가는 것도 많이 익숙해졌는데

추워지고 눈이 오면서부터 빨래하러 가는 길도 쉽지 않다.

슬리퍼 질질 끌고 다녔는데, 발이 시리다...







4. 동네 탐방


이곳에 와서도

차로 지나다니면서 보기만 했던

Capitol에도 드디어 갔다.


지역 어디에서든

이 건물이 잘 보이도록

건물들을 이 Capitol 보다

높게 지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디서든 보이는 Capitol을 보면

멋지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대형 트리와 그 앞을 돌고 있는 장난감 기차도 보고

근처 레스토랑에서 야경을 보기도 했다.


여기를 Madison 시청이라고

헷갈려하는 사람도 있던데

시청은 근처에 다른 건물이 따로 있다.



그리고

공항만 스치듯 들어왔던 시카고에도 다녀왔다.

남편은 자신이 학회 때 와봤던 코스대로

아기와 나를 안내해줬다.

영사관에 가서 국제면허증 공증도 받아왔다.

영사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아름다웠다.


밀레니엄 파크에 가서 클라우드 게이트도 보고

미시간호를 따라서 걷기도 하고

아기랑 있느라 별 것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일상 속에서 여행을 온 기분이 났다.






5. 운전 생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세상 쫄보인 내가

그래도 한국에서 어느 정도 운전을 하다가 왔다는 것이.


처음에는

여기서 어떻게 운전해서 다니지

주차는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기름은 무얼 넣어야 하는 거지

차는 어떤 차를 사야 하는 건지

등등


고민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운 좋게(?)

우리의 예산과 원했던 조건에 얼추 맞는

자동차를 만나게 돼서

날이 추워지기 전에 잘 구입하였다.




국제 면허증과 여권을 챙겨서 다니다가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에 가서

공증받아온 서류를 이용해서 위스콘신 면허증을 발급받았다.



주유도 남편이 늘 해줬는데

혼자 나간 날에 주유 등에 불이 들어와서 셀프 주유도 해봤다.

물론.... 긴장해서 어버어버 헤매느라

직원 호출을 했지만...


에탄올 함량에 따라서 기름 종류와 가격이 다른데

우리는 중간 정도의 기름을 넣기로 했다.



주차도 공영 주차장 이용은 이제 익숙해졌다.

그리고 길가에 주차 표지판을 보고

공영 주차장이 아닌 곳에도 주차를 해보았다.


2 hour 표지판에 적혀 있는 주차 가능 시간대와 요일을 보고

빈자리가 있으면 주차하기 성공!






6. 100일 중 그냥 일상 이야기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두 마리씩 보이던 개미가 갑자기 우글우글..

차마 사진과 영상으로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찍어뒀다.


Terro라는 개미 약이 검색해보니 제일 유명해 보였다.

그런데 이 제품은 개미 약이 바깥으로 보이는 제품이라서

아기가 있는 우리 집에서 쓰기에는 내키지가 않았다.


그래서 Raid를 썼는데

뭣도 모르고 이 주변에 모여있는 개미들에게

약도 뿌리고 그랬더니

약이 제기능을 못했는지

개미가 줄어들지를 않았다.


그래서 Hot Shot 제품도 사봤다.

Raid도 우리가 잘못 사용한 탓인 것 같았지만.

여하튼 주로 개미가 보였던 동선에 설치를 해뒀다.


그런데!

내가 설치한 곳 중 한 곳이 대박(?) 터져서

개미들의 줄이 끊이질 않았다.

하.. 쾌감이 들면서도 불쾌한 그 장면......


여왕개미까지 약효가 전달되었는지

놀랍게도 그 개미 행렬이 며칠 보이나 싶더니

그 뒤로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금방 효과를 보다니!!!


이 시기 동안 개미만 보이면 난리가 나는 어미 때문에

우리 아기는 개미와 거미 같이

바닥을 기어 다니는 생명체를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다.

개미! 거미! 를 수시로 외치는 어린이.



좋은 이웃께서 책과 옷도 나눠주시고

미용도구도 빌려주셔서 남편과 아기 머리도 셀프 미용을 해줬다.

내가 셀프로 미용을 해주는 날도 오다니.

많이 어설프긴 했지만, 그래도 아기랑 남편의 덥수룩한 상태는 해결해줬다.

그 뒤로 우리도 미용도구 세트를 주문했다.


이웃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나눠먹기도 하면서

오히려 한국에서 혼자 아기랑 지낼 때보다

덜 외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좋은 이웃을 만나게 된 것이

정말 감사하다.



아기 감기가 오래가서

미국 소아과 진료도 보고

아기가 처음으로 항생제 처방을 받기도 했다.


열흘간 먹이라고 해서

먹이는 나도 먹는 아기도

둘 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병원 방문 후에 아기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U.S Bank에서 계좌도 만들고 Debit card도 만들어서 잘 쓰고 있다.

남편은 신용카드도 어서 만들고 싶어 하는데,

그건 아직까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체크카드인데 잔액 확인 안 하고 쓰다가

마트에서 금액이 초과돼서 물건을 빼기도 했다.

흐흐... 잘 확인하고 써야겠다.



요즘 부쩍 휴대전화에 관심이 많아진 우리 아기.

내 전화기는 기존에 쓰던 것도 지금 쓰는 것도 NOTE이다.


그래서 아기가 펜을 눌러서 넣고 빼는 것을 좋아하는데

여기 와서 이미 펜 2개를 해 먹었다..^^


한 번은 힘줘서 놀다가 부시고

한 번은 마트에서 갖다 놀다가 어디다가 흘려버리고


결국에는 약 3만 6천 원주고

다시 샀다. 하...

그래도 팔아서 다행이다.




언제 시간이 가나 싶더니

어느덧 100일도 지나가고

다음 주면 4개월도 지나간다.


하루하루

시간은 참 길고도 긴데


한 주

한 달

일 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소중한 시간들을

신기루처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글과 사진, 영상 등으로 기록하고 있다.


브런치, 블로그, 유튜브, 맘스다이어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기록을 남기다 보면

하루도 더 바삐 지나간다.


오롯이 미국에서 보내게 될 2022년은

어떻게 추억으로 남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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