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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May 24. 2023

100일 일기를 몰아서 쓰는 일.

밀린 방학숙제를 하는 기분.

육아일기를 꾸준히 쓰고 싶었다. 매일 한 줄이라도 아이의 성장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진도 영상도 열심히 남기며, 글로도 기록해 왔다. 아이가 세 돌이 지났지만, 여전히 베이비 타임 앱을 이용하며 성장 일기를 남기고 있다. 그리고 맘스 다이어리를 활용해서 아이의 일기를 100일마다 출판하고 있다.

      

아이의 100일부터 800일까지 출판 성공해서 총 8권의 육아일기가 만들어졌다. 그 뒤로 블로그에 기록하거나 베이비 타임에 기록하면서 맘스 다이어리 작성이 좀 소홀해졌다. 100일 동안 매일 일기를 작성하면 출판할 수 있는 쿠폰을 주는데, 그 쿠폰을 받지 못한 지도 오래됐다. 예전에 받아둔 쿠폰의 마감 기한도 코앞으로 왔다. 육아일기를 출판하려고 보니 미루고 미뤄둔 일기장은 텅텅 비어있었다.



     


901일-1,000일, 1,001일-1,100일 중에서 어느 기간을 먼저 쓸지 고민하다가 조금이나마 써 둔 일기가 있는 1,001일-1,100일 기간의 육아일기를 작성하기로 결심했다. 10일 단위로 끊어서 10번만 쓰자고 다짐하며 힘차게 도전을 시작했다. 쓰다 보니 어릴 적 방학마다 방학 숙제 중 하나로 밀린 일기를 쓰느라 진땀 빼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금은 날씨 표시에 그냥 맑음으로 통일하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아이의 사진을 보면서 콜라주 기능으로 사진 정리를 했다. 사진이 많은 날과 적은 날만 보아도 나의 육아 온도가 떠올랐다. 사진만 보아도 아이의 표정, 말, 감정이 전해졌다. 그리고 후회도 더해졌다. 조금만 더 다정하게 대할걸, 조금만 더 아이에게 집중할걸. 사진 속 아이의 웃는 표정은 보고 또 봐도 마음이 행복해졌다. 행복한 순간을 이렇게 담아둘 수 있어서 감사했다. 콜라주 한 장으로 하루치 사진을 정리하고 나면, 사진 속 이야기를 일기로 풀어냈다.

     

매일 꾸준히 했다면, 힘든 일이 아니다. 4줄에서 5줄 정도 간단히 일기를 쓰는 일이라 금방 끝내는 일이다. 하루 5분이면 되는 일을 미루고 미뤘더니 몇 시간이 걸리는 일이 되었다. 10일분의 일기를 쓰는 데에 평균적으로 1시간이 걸렸으니, 100일의 일기는 대략 10시간이 걸렸다. 약 이틀에 걸쳐 틈나는 대로 육아일기를 작성하며 100일 역사를 완성했다. 너무나도 막막했던 일이지만, 꾸준히 찍어둔 사진과 간단한 메모가 있어서 출판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남아있는 901일-1,000일 일기도 틈날 때마다 작성하려고 한다. 그리고 조만간 아이가 1,200일이 되면 1,100일-1,200일 일기도 출판할 예정이다. 다행히 최근 일기는 미루지 않고 열심히 쓰고 있다. 그리고 100일 일기를 마감을 코앞에 두고 급히 몰아서 쓰는 일은 더 이상 없기를 바랄 뿐이다. 운 좋게 성공했지만, 다음에도 시간 안에 끝내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다.

     

우여곡절 끝에 9번째 육아일기 책도 완성됐다. 밀린 일기를 쓰는 일, 조금 힘들어도 행복했다. 아이와의 추억을 하나씩 곱씹으며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음이 감사했다. 육아 일상이 사라지지 않고 기록으로 간직되는 일도 소중하다. 몇 권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작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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