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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Jul 13. 2022

비우고 싶다면, 일단 쓰자.

변화를 만드는 글쓰기의 힘


  미니멀 라이프, 저장강박증, 꿈을 꾸다, 글쓰기, 브런치, 습관, 루틴, 일상 등. 머리로만 온갖 생각만 하며 지내왔다. 글을 쓰고 싶었고, 좋은 습관을 루틴으로 만들어 행복하고 건강한 일상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매일 생각만 하다가 새해를 앞두고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고, 미국 생활 적응 이야기를 남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다라트로 새해 목표를 작성해서 일상에서 유지하고 싶은 목표도 하나씩 도전했다. 중간에 지쳐서 잠시 쉰 적도 있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고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내가 한 일은 오로지 딱 하나. 머리로만 생각하지 않고 글로 꺼냈을 뿐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저장강박증이라는 제목으로 첫 글을 쓸 때만 해도 이걸 쓴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반신반의했다. 그저 매일 글을 쓴다는 점에 의의를 두기로 하고 글도 간단히 작성했다. 그런데 미니멀 라이프를 생각하며 글을 쓰다 보니 일상을 구체적으로 돌아보게 됐다. 자아, 육아, 집안일, 인간관계 등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을 과거에 대한 후회와 반성, 현재의 노력과 생각, 미래에 꿈꾸는 일상과 목표 측면에서 적어보았다. 적으면 적을수록 변화가 필요한 부분, 그 이유, 대책 등이 눈에 들어왔다. 글을 쓰기 위해 미니멀 라이프와 관련된 생각을 늘 하게 되고, 떠오르는 생각을 바로 실천까지 옮겼다. 혼자만의 다짐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도전 중이라는 사실을 글로 쓰고 있다는 게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싶어서 책도 읽고 영상도 보고 SNS도 찾아보며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참가비를 내고 비우고 정리하는 행사에도 참여했고, 정리력 일지라고 노트에 기록도 남겼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면 꿈꿀수록 저장강박증에 가까운 일상을 비워내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흐지부지해지고, 어수선한 환경은 정리되지 않았다. 미니멀 라이프는 정말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쯤, 거의 강제로 짐을 줄여야만 하는 상황이 찾아왔다. 머리로는 비워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손으로는 내려놓지 못해서 마지막 짐을 챙기는 순간까지도 괴로워했다. 미리 짐을 챙겨두고 출국 전에는 여유를 즐겼어야 했는데, 공항을 가는 그 순간까지도 짐도 마음도 비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몸도 마음도 짐도 훨씬 가벼워졌다.



  생각만으로 복잡하던 머릿속이 키워드와 카테고리로 정리되니, 글을 쓰고 싶던 생각도 행동으로 옮겨졌다. 미니멀 라이프를 하고 싶은 생각도 눈에 보이는 공간부터 하나씩 정리하며 글로 쓰기 시작하니 공간에 여유가 들어올 여백이 생겼다. 하기 싫던 집안일도 가벼워지고 정돈된 공간으로 바뀌고 나니 그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즐거운 일이 되었다. 머리로만 바삐 움직이던 일을 망설임 없이 바로 실천하는 힘이 생겼고, 그 자리에 성취감과 보람이 쌓였다. 일단 글을 쓰기 시작했을 뿐인데, 글쓰기는 변화를 가져왔고 그 변화는 다시 글을 쓰게 했다. 변화의 선순환이 이어지니 꿈꾸던 행복하고 건강한 일상에도 가까워지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도 글쓰기도 루틴 만들기도 잘하고 싶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준비가 완벽하게 이뤄져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며 미루었다. 다른 사람이 이뤄낸 결과를 보며 나는 저렇게 할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선을 그었다. 그 선 밖에서 바라보며 부러워하고 스스로 작아졌다. 변화를 위해 일단 시작해봤다. 누군가는 무작정 시작하는 것은 실패한다고 했다. 사실 지금도 준비가 다 된 것인지, 잘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른다. 그래도 시작하고 나니 유지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하루를 채워나가다 보니 일주일, 한 달, 두 달, 시간이 채워졌다. 감사하게도 글을 읽어주는 분들이 생겼고, 일상도 달라졌다.



  처음부터 잘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잘하고 싶다면, 우선 시작해야 한다. 하다 보면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보인다. 시작하기 전에 공부하고 준비를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머리로만 바삐 움직여서는 현실에서는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자칫 생각만 하다가 끝날 수도 있다. 미니멀 라이프 도전이 그랬고, 글쓰기와 루틴 만들기를 위한 노력이 그랬다. 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는 할 수가 없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부족하기에 배움과 성장이 더욱 즐겁고 의미가 있기도 하다. 비우고 싶다면, 변하고 싶다면, 일단 쓰자. 공개적인 곳이라면 그 글에는 힘이 좀 더 더해질 수 있다. 글을 쓰고 그 글이 현실이 되도록 움직이는 것. 그것이 변화를 만드는 첫 단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내가 되고 싶은 나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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