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려고

누구를 찾아, 조명희

by 채송화

그 욕되고도 쓰린 사랑의

미광(微光)을 찾으려고

너를 만나려고

그 험하고도 험한 길을

훌훌히 달려 지쳐 왔다.




아이는 엄마를 찾고, 엄마는 아이를 찾기 마련이다.

어디에 있어도 눈으로 뒤꼭지를 따라간다. 사랑이다.


남편은 최종 누구를 찾을까.

누구를 찾아

치매라는 어두운 미로를 헤매일까.


끝내 나한테 기어이 구차한 사랑이라도 얻으려

그 험하고도 험한 길을 훌훌히 달리고 지쳐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찾을까?


나는

막판에

구박과 학대로

끝내 남편을 험하게 몰아붙이고 말게 될까


남편의 형체를 찾으려는 나한테 언니는 말했다.

"눈이 제부만 따라다닌다"고.


벤치에 앉은 새댁들이,

시댁얘기 남편얘기 하면서도 눈은 서너 살 새끼들 노는 궁둥이를 보듯이

내 눈도 그랬나 보다.


모두들 누군가를 찾을 때

나는 찾을 누군가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 눈은 늘 남편을 따라다녔던 것이다.




저녁 서풍 끝없이 부는 밤

들새도 보금자리에 꿈꿀 때에

나는 누구를 찾아

어두운 벌판에 터벅거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