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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use Oct 14. 2023

사진을 좋아한 것은 핑계였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고등학생 시절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짧은 시절에 내가 겪으며 얻은 추억의 감춰진 비밀이 그것이다. 행복한 순간을 기억하는 방법 중 하나인 그저 인상 깊게 그것을 회상하는 인간의 각인이라는 방법은 쉽게 찰나의 순간을 간직하는 방법 중 하나로써 나에게는 너무 힘들며, 고통스러운 방법이다 그렇기에 나는 자연스럽게도 기억의 흔적으로써 명백한 사진이라는 것에 매료되었다.


그렇게 사진집 품에 살며, 사진을 찍고 살았던 나는, 나의 개인적인 그 비밀의 사실만을 감춘 상태로 말한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말했다 일기를 적어보는 것이 어떻냐는 것이었다 그때는 그 말에 나는 긍정하지 못했다 내가 그랬던 이유에 관해서는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느 날에 자신의 여인이 나와의 이야기가 즐거워 잠을 설치면서까지 자신의 기억을 남겼다는 것이, 특히나 디지털시대에 핸드폰이 아닌 수첩으로 감명 깊은 점을 적었던 것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그것이 자신이 글을 적어보기로 마음먹는 때까지 쉽게 이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겐 발현된 바래지 않는 시간 속 사랑을 간직하며 바라보고 살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기에, 무례하게도 듣지 않을 자격조차 없으면서 귀담아듣지 않으며, 그 조언을 듣지 않았었다. 그러하나 조언을 기점으로 점점 사진이 갖는 의미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었다 그것은 바로 사진으로도 담기는 내가 가진 감정에 투영되는 사물체의 시선 그리고 내가 가진 대상의 사심말이다 그러하나 그 마음은 너무나도 솔직하게 반영되는 것일까, 기회가 되는 순간에도 나의 첫 미숙한 마음이 비칠까 봐 사진으로 그 아이를 담아내는 마음조차 망설이게 했다 그렇게 좋아했다는 사실만을 남긴 채로 사진을 찍어보는 것에는 관심이 줄고 누군가 남긴 산에 담아진 감정을 읽는 것으로 마음을 달랜 순간이 있었다.


이 글, 특히 이 기점에서 생기는 물음이 있다 나는 왜 사진을 남기려 했던 것일까, 그것에 관해서는 나이를 먹으면서 깨우치게 되었다 '나는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는 것, 이는 내 삶에 고정돼버린 명확한 것들 외엔 떠올리지 못하는 것에 비롯되었다 심지어는 삶을 살수록 살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나에겐 그러한 나를 위해 더욱 회고할 수 있는 기록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것들이 아니면 삶에 행복감이란 어느 순간에도 찾아올 수 있으며, 나의 삶에 이럴 만한 가치가 있음을 상기시킬 수 있는 마련함에 오는 평온함이 필요했다 그리고 내가 나를 남기고 나란 자를 언제든 지워내도 나를 추억했으면 하는 지금 생각하면 죄스러운 생각까지 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심하고 죄악스러운 존재였던 나에게 한마디로 내뱉어 꾸짖은다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곤 해, "아무리 좋아도 느끼지 않으면 알 수 없고 너무나도 희귀하다면 직접 시음하여 남기지 않으면 전할 수 없으며 가격이 높다고 핑계를 내뱉는 자면 절대로 나눌 수 없어"'라고... 술을 접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며, 직접 공수하며 먹은 위스키로 느낄 수 있던 새로움은 하얗게 덮어진 나의 마음을 찢어내 따가울 것이라는 햇살에 상기한 뺨을 내비치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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