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이들
"잘 챙겨줘."
"팀장님, 저 친구 잘할 애니까 잘 챙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폭설이 내리는 24년의 어느 날,
예정된 회식의 주제가 다양해진 건 어쩌면 연말의 회식이기 때문일런지 모른다.
우리 회사는 매년 조직개편이 심한 편이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연단위로 움직이며,
1년이 종료되는 시기엔 수많은 팀 변경, 팀원 교체가 이루어진다.
오래된 사람들에게는 익숙할지 모르지만,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서늘하게 느껴지는 시기.
하필 회식의 날, 새로운 조직이 발표되는 건 의도했던 바였을지도 모르겠다.
다소 많은 팀원들이 둘로 쪼개지고,
누구는 아쉬움과 슬픔을,
누구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을 술잔에 채워가며 마신다.
"너는 저기서 기둥이 되어줘야 해."
"새로운 곳에 가는 건 다들 좋게 보기 때문이야."
한때는 이러한 말들이 다 밥 한 끼 먹자와 같은 인사치레라 생각했다.
당신에게 내가 얼마나 남는 인연일까.
회사는 늘 그렇듯 부품의 하나로 지나가는 쇳덩이 수준이었던 것 아닐까.
하지만 그날의 차이는 서로에게 누군가를 부탁하는 이야기였다.
"제가 1년간 봐왔는데 이런 점에서 빛나는 친구입니다. 잘 챙겨주세요."
"더 같이 일하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좋은 곳으로 가야죠. 항상 데리고 다니며 알려주세요."
각자 서로 마음속으로 품어왔던 생각을 따라주고,
아쉬움과 다시 만나길 희망하는 마음을 나눠 먹는다.
"가서 너무 아쉬워요. 근처에 있으니까 계속 잘 지내봐요."
"멀리 가는 것 아니잖아요. 곧 밥 먹어요."
이런 대화가 유달리 따뜻하게 느껴지는 서늘한 저녁,
폭설과 함께 돌아가는 귀갓길이
이상하게 길게 느껴졌던 건
앞으로 이런 사람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란 생각.
그와 동시에 내가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호기심.
커피 향이 흐르는 포근한 눈이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