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니 더 달콤한 행복

자유를 조금 포기하기로 했다.

by 아비치크

매일이 바빴다.

매일 해야 할 일은 너무 많고,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목표도 너무 많은 ENFP다.


하지만 막상 마음과 다른 몸은 자꾸 침대와 소파를 찾아가고,

이상과 현실속에서 TV리모컨을 돌려가며 따분함을 외치고 있었다.

오늘도 잡아둔 시간은 많았지만 그저 시간을 Killing하고 있었다.


최근의 기억이 떠올랐다.

재택근무를 하던 중, 밥을 차리고 먹고 나니 시간이 너무 없어 15분 정도 남아 있었다.

그래서 워치에 15분의 알람을 설정하고 잠든 잠깐의 시간,

그때의 달콤함을 다시 맛보고 싶었다.


행복한 시간을 조금 제한하여 즐겨보기로 했다.

소파에 앉으며 타이머를 켠다.


15분 알람을 맞추고 유튜브를 켠다.

요새 나영석 PD의 유튜브의 배우 김대명과 함께 가는 여행 컨텐츠를 좋아한다.

그들의 대만여행을 보며 가보지 못한 대만을 마음껏 상상하고 여행을 꿈꿔본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하니 핸드폰을 보거나 딴 생각도 들지 않고

그저 이 여행을 마음껏 대리하고 싶었다.

TV 속 칵테일과 마라탕은 좋아하지 않는 음식임에도 군침이 돌았다.

아마 내일 저녁은 마라탕이 될 것 같다.


나만의 상상속에 빠져 있던 차, 15분의 알람이 울린다.

현실로 돌아온 나는 TV를 끄고 오늘 할 일은 블로그를 작성하러 이 책상에 다시 앉는다.

책상에 왔다는 증거로 조명을 켜고 1시간의 타이머를 맞춘다.

아마도 1시간 후 나는 또 한번의 15분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해보지 않은 누군가는 이러한 삶을 매우 따분하고 답답하게 느낄런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적 없는가?


막연히 즐겁게 보던 넷플릭스가 오늘따라 지겨워서 다른 것을 보고 싶다거나,

반대로 시험기간에는 늘 만나는 친구의 이야기가 오늘따라 재밌어서 시간을 가득 채웠던 기억.

줄이니 더 달콤해졌다.


15분의 자유시간은 1시간의 넷플릭스보다 훨씬 자극적이었고,

피곤할때 15분의 낮잠은 8시간 자고 일어난 상태보다 훨씬 개운했다.


인간은 가끔 간악하다.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 즐거움을 찾을 뿐이다.

하지만 막상 그것을 채워주면 더 많은 것을 원하기만 한다.


만족은 없다.

그럴때마다 오히려 조금은 뒤로 물러나 소중히 느껴보자.

가끔은 부족해야 진짜 참맛을 알게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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