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바느질이 하고 싶다

마음을 위로하는 바느질

by 강승숙

밖으로 쏘다니던 시간이 지났다. 이제는 시간이 나면 바느질을 한다. 바느질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명상 바느질이라고 이름을 붙여도 좋을만큼 기분이 좋아진다. 옆에 있는 남편도 내가 바느질을 할 때면 마음이 좋다고 한다.


이런 기분이 드는 까닭을 생각해 본다. 남편은 어릴 때 어머니가 하던 바느질 풍경이 떠오른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예순이 넘어 바느질을 즐기고 있는 것은 어머니에 대한 추억때문이다. 바느질은 어머니와 연결이 되고 기분 좋은 추억으로 이어진다.


어머니는 느리지만 꼼꼼하고 예술적인 솜씨를 지녔다. 나는 그에 한참 못 미친다. 나는 어서 완성을 하고 싶어서 서두른다. 삐뚤어져도 그냥 넘어간다. 어머니는 그러지 않았다. 잘못 되면 다시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 와이셔츠로 내 원피스를 만들어 주기도 했고 동대문에서 자투리 천을 끊어다가 동생과 내 원피스를 만들기도 했다. 어린 내 눈에 하나하나 너무나 아름다웠다. 서양 그림책에 나오는 원피스를 똑 닮았다. 어머니는 나이가 들면서 몸에 큰 옷은 줄이고 작은 옷은 늘려 입었다. 소일거리로 그렇게 바느질을 즐겼다.


나이가 들면서 자꾸 어머니를 따라한다. 어머니처럼 옷 한 벌 만드는 건 꿈도 꾸지 못한다. 그저 자잘한 것들을 덧대고 꿰맨다. 어머니를 좋아한 남편은 어머니가 쓰던 이불을 계속 쓰고 싶어한다. 이불은 오래되어 여기 저기 튿어지곤 한다. 난 바느질을 시작한다.


남편은 한번 쓰게 된 물건은 오래 쓴다. 어느덧 매고 다니는 배낭이 군데군데 튿어졌다. 비슷한 천을 덧대어 촘촘히 홈질을 했다. 부러 실자국이 남도록 색실을 썼다. 남편은 바늘땀 자국을 좋아한다. 서울 인사동에 내놔도 되겠다고 추켜세운다.



양말도 넉넉하게 있지만 구멍이 나면 꿰맨다. 역시 남편은 바느질 자국이 남은 양말을 좋아한다. 요즘은 유행에 떨어지는 예전 옷을 수선해서 입고 있다. 틈만 나면 옷장을 열고 훑어본다. 뭐 고쳐 입을거 없나 하고 말이다. 언젠가 원피스 하나 만들어봐야지 하는 마음도 있지만 지금은 그저 작게작게 수선하는 일로 만족하고 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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