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들면서 낮에 일어난 일이나 내일 일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할 때가 있다. 하지만, 지난 일의 기억이나 내일 일은 실존하지 않는다. 낮에 있었던 일은 이미 지나가고 없는 것, 내일 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지금 없는 무엇이 지금 여기에 잠들어야 하는 나를 깨어있게 해서는 안 된다.
지금 존재하지 않는 무엇이 나에게 영향을 주는 이유는 내 마음(혼)에 염려와 걱정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부정적인 생각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내 혼에 붙어 있는 부정적인 생각은 주로 미움, 시기, 교만, 탐욕과 같은 악덕과 연관되어 있다. 악덕과 연관된 거래나 인간관계에서 생겨난 중압감 일 수도 있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생겨나는 오해나 억울한 일 때문에 생겨난 미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혼이 부정적인 생각을 품고 있는 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정신(영)을 계속해서 맴돌면서 잠들지 못하게 한다. 영적인 요인일 경우, 환경을 바꾸어도 소용없고 약물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첫 번째 기억해야 할 것은 잠자리에는 나와 내가 믿는 신 외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금 여기 실존하지 않는 무엇이 내 생각 속으로 들어오려고 하면, 단호하게 “아니야 (No),” 말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이 자신의 의식 속에 자리 잡지 못하게 해야 한다. 말과 함께 손바닥으로 막는 신호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인지 심리학에서 실험으로 증명된 방법이므로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미 들어와 있는 부정적인 생각은 신의 품성을 묵상하면서 마음에서 흘러 내보내어야 한다. 사랑, 기쁨, 화평과 같은 신의 품성이 삶에 들어와 내 마음을 채우면, 염려, 근심, 걱정의 자리가 없어진다.
예방 차원에서, 인지적인 마음 통제와 함께, 하루하루를 신의 성품으로 살아내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것은 세상일 버리고 하늘의 것만 생각하라는 말이 아니다. 두 발을 땅에 든든히 심어야, 머리를 하늘에 둘 수 있듯, 신의 품성으로 하루하루를 보람 있게 살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살기란 죽기보다 어렵다. 불면의 고통도 죽음만큼 어렵다. 만약, 내가 어떤 기밀을 알고 있는 간첩이라 치자. 내가 어떤 국가 기관에 붙잡혀 3일간 자지 못하는 취조를 받는다면, 아마, 나는 다 불어버릴 것이라 생각이 든다. 세상사, 생활고에서 생기는 불면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러한 불면을 극복하지 못하면, 인생살이의 승리나 성취를 기대할 수 없다. 하루를 잘 살면, 좋은 잠을 잘 수 있고, 일생을 잘 살면, 좋은 죽음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숙면은 신의 축복이며 신앙의 실력이라 할 수 있다.
"주님께서 내 마음에 안겨 주신 기쁨은 햇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에 누리는 기쁨보다 더 큽니다. 내가 편히 눕거나 잠드는 것도, 주님께서 나를 평안히 쉬게 하여 주시기 때문입니다. (시 4: 7-8).”
신의 품성을 묵상하는 호흡법이 있다. ‘예수’를 생각하면서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생명’을 생각하면서 숨을 천천히 내쉰다. 이 두 단어를 조용히 말하거나, 의식에 떠올릴 수 있다. ‘생명’이란 말 대신에 ‘사랑,’ ‘평화,’ ‘소망,’ ‘위로자’ 등으로 대치할 수 있다. 호흡은 복식 호흡으로 들숨과 날숨 사이에 약간의 멈춤을 갖는 기법을 쓸 수 있다. 예수 호흡 외에 말씀 묵상도 잠들지 못하는 혼에 안정을 준다. 시편 1편이나 23편을 묵상하길 권한다. 예수 호흡이나 말씀 묵상을 얼마간 반복하면, 내가 잠을 청하지 않아도, 잠이 나를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