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神學)에서 "경륜(經綸, oikonomia)"은 상당히 크고, 중요한 용어이다. 하나님께서는 "여기에 나 있으니, 와서 보아라"라는 식으로 사람에게 나타나지 않으시고, 당신의 경륜을 통하여 드러내신다. 그래서, 신학(神學)은 하나님의 경륜을 연구 함으로 발전한다. 가톨릭 교리(236)에 의하면, 교부들은 신학(Theologia)과 경륜(Oikonomia)을 상호 계시적 관계로 보았다. 즉, 경륜을 연구 함으로 신학이 발전하고, 신학은 하나님의 경륜을 계시해 준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경륜은 천지 창조, 인류 구원, 하늘나라 등으로 성경에 드러나 있다. 하나님의 경륜이라는 관점에서 신학을 하면, 하나님을 더 잘 알 수 있고, 사람이 누구인지에 관해 더 잘 알 수 있다.
저자는 경륜의 사역과 목적에 관심을 가지고 이 주제를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공부할수록, 경륜은 여러 가지 다른 철학적, 신학적 주제와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다른 동기에서 이 주제를 공부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신앙 체계를 바르게 세우려고 한 연구이며, 이 글이 그 결과물이다.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저자의 독창적인 사고가 들어 있는 글이다. 저자의 공부 여정이 다른 철학자, 신학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먼저, "경륜"이란 용어의 뜻을 알아보고, 하나님 경륜과 연관하여 신학적이며, 철학적인 중요한 질문들을 다루고자 한다. 하나님의 경륜이란 무슨 뜻일까? 성경에서 "경륜"이란 단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하나님 경륜의 목적은 무엇일까? 하나님은 경륜의 사역들은 무엇일까? 하나님의 경륜에는 무슨 기능들이 있을까?
성경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셨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신 목적이나 이유도 하나님의 경륜 안에 있을 것이다. 왜,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셨을까? 하나님의 경륜 안에 있는 예정이란 무엇일까? 하나님의 예정이 불공평하다는 주장이 있다. 하나님의 예정은 사람의 자유의지를 침범하는가? 그래서, 하나님의 예정은 불공평한가? 먼저, 경륜의 의미를 살펴보자.
경륜의 의미
국어사전에서 "경륜(經綸)"을 "어떤 포부를 가지고 일을 조직하고 계획하는 것. 또는 그 계획이나 포부"라고 설명한다. 그 쓰임새를 보면, "그는 막중한 국사의 경륜에 가장 적임인 인물이었다" "덕망과 높은 경륜을 겸비한 인물" 등이다. 일반적인 용법에서, "경륜"이란 보다 큰 규모의 일을 계획하고 경영하는 것, 또는 그것을 수행하는 능력을 뜻한다.
성경에 나오는 "경륜(經綸)"은 그리스어, "오이코노미아(oikonomia)"를 번역한 말이다. 오이코노미아(oikonomia)에는 "집안살림"이란 본래의 뜻이 담겨 있다, 킹제임스 영어 성경은 오이코노미아(oikonomia)를 "dispensation"으로 번역하고 있다. 한글 성경들은 이를 경륜, 분배 사역, 사명, 직분 등으로 번역하고 있다. 영어 성경들은 이 단어를 management, administration, dispensation 등으로 번역한다.
성경에 근거한 하나님의 경륜(經綸)"이란 하나님께서 천지의 모든 일을 당신의 거룩한 뜻으로, 예정하시고, 경영하셔서, 반드시 이루심을 뜻한다 (아래 그림 참조).
성경에 근거한 하나님의 "경륜(經綸)"이란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신비롭게 예정하시고, 계획하시고, 경영하심을 뜻한다.
경륜(經綸)과 섭리(攝理)
이 두 용어의 의미가 중첩되는 부분이 있는 것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둘을 서로 치환해서 사용할 수 있는 중첩은 아니다. 경륜과 섭리는 각각 다른 의미를 가진 용어이다. 요약해서 설명하면, 경륜(經綸)은 영원하신 하나님의 뜻, 예정, 경영, 성취를 뜻하는 반면, 섭리는 이러한 뜻, 예정, 경영, 성취를 이루기 위한 공급과 돌보심을 뜻한다. 하지만, 서로 배제하는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섭리가 하나님의 경륜 속에 있는 요소를 배제하지 않고, 경륜이 섭리의 요소를 배제하지 않는다. "섭리"라는 말은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경륜(oikonomia)은 바울 서신에 나오는 말이다. 결국, "섭리"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주와 그 속의 만물을 돌보시고 다스리신다는 교리를 설명하기에 적절한 교리 용어이며, "경륜"은 하나님께서 인류 구원 역사와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예정, 계획, 경영하심을, 그리고 그 사역에 동참하는 사람의 사명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신학 용어이다.
성경에서 "경륜"은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성경에 나오는 "경륜(經綸)"은 그리스어, "오이코노미아(oikonomia)"를 번역한 말이다. 킹제임스 영어 성경, 한글 개역개정 성경, 현대인의 성경은 이 단어를 어떻게 번역하고 있을까? 킹제임스 성경은 원어에 충실한 번역본이다. 개역개정은 상당히 보수적인 번역을, 현대인의 성경은 뜻을 중시하는 번역을 한다. 경륜이란 말이 사용된 한글 성경과 영어 성경 구절을 비교하면서, 그 차이점을 알아보려고 한다.
킹제임스 영어 성경은 "오이코노미아(oikonomia)"를 "dispensation(경륜)"으로 일관되게 번역하고 있다. 영어 킹제임스 성경에서 "dispensation"은 네 번 쓰였다 (1st Corinthians 9:17, Ephesians 1:10 & 3:2, Colossians 1:25). 이에 반해, 한글 킹제임스 성경에서 "경륜이란 단어가 세 번 쓰였다. 이는 고전 9:17의 "오이코노미아(oikonomia)"를 "분배 사역"으로 번역했기 때문이다. 원어에 충실한 직역(直譯)이 원칙이라면, 한글 킹제임스 성경은 이를 "경륜"으로 번역했어야 했다. 개정개역 성경에서 "경륜"은 네 번 나타난다(엡 1:9, 3:2, 3: 9, 딤전 1:4). 개정 개역 성경은 "오이코노미아(oikonomia)"을 경륜(엡 1: 9-10, 3: 2)으로, 또는 사명(고전 9: 17), 직분(골 1: 25)으로 번역하고 있다. 의미 전달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성경은 "오이코노미아(oikonomia)"을 계획 (엡 1:9-10), 직분(엡 3:2, 고전 9:17), 사명(골 1:25)으로 번역하고 있다.
주의할 점으로, 개정개역 성경에서 "경륜"이란 말이 에베소서 3:9와 딤전 1:4에서 추가로 쓰였는데, 이 말은 "오이코노미아(oikonomia)"에서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엄격히 말해서, 성경에 나오는 "경륜(oikonomia )"을 해설하기 위해서, 킹제임스 영어 성경에 근거해야(고전 9:17, 엡 1:10, 엡 3:2, 골 1:25) 한다. 하지만, "오이코노미아(oikonomia)"란 단어가 바울에 의해 신약 성경에만 쓰였다는 점, 하나님의 뜻과 계획도 경륜에 포함된다는 점, 그리고 이 단어를 계획 (엡 1:9-10), 직분(엡 3:2, 고전 9:17), 사명(골 1:25)으로 번역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꼭 이 단어에 근거해서 하나님의 경륜을 제한해서는 안될 것이다.
왜, "경륜(oikonomia)"을 사명이나 직분으로 번역할까?
위에서 논의했듯이, 한글 성경들은 "오이코노미아(oikonomia)"를 경륜, 사명, 직분, 등으로 번역하고 있다. 뜻을 중시하는 현대적인 영어 성경들도 이런 식으로 번역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왜, 뜻을 중시하는 성경은 이 단어를 사명이나 직분으로 번역할까?
섭리나 구원과 마찬가지로, 경륜의 주체는 하나님이시고, 그 대상은 사람이다. 하나님께서 경륜하시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사명이 되고 직분이 된다. 특히, 하나님의 경륜을 의식하고 복음을 전하는 바울에게 경륜은 그의 사명이 되었다. 그래서, 뜻을 중시하는 성경번역본들은 "경륜"을 "사명"이나 "직분"으로 번역하고 있다. 구원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의 경륜으로 베푸시는 하나님의 "구원"이지만, 사람에게는 은혜 또는 은총이 된다. 하나님께서 예정하시고 점진적으로 드러내시는 인류 구원과 하나님 나라 사역도 사람에게 사명과 직분이 된다. 이런 관점에서, 위에서 인용한 성경 한 구절을 다시 읽어보자. 경륜보다 사명으로 번역하면 이해하기가 훨씬 쉽다.
"내가 내 자의로 이것을 행하면 상을 얻으려니와 내가 자의로 아니한다 할지라도 나는 사명(dispensation)을 받았노라 (개역개정, 고전 9:17)"
다음 글에서 "하나님 경륜의 목적은 무엇일까?" "하나님은 경륜의 사역들은 무엇일까?" "하나님의 경륜에는 무슨 기능들이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다루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