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의(social justice)의 두 가지 원리

공평(equality)과 공정(equity)

         한 사회 안에는 토지, 건물, 도로와 같은 재화(財貨)들이 있고 교육, 금융, 운송과 같은 용역(用役)이 있다. 한 사회의 재화와 용역은 그 사회가 가진 재산(財産)이라 말할 수 있다. 한 사회의 재산을 사용하고 운용할 때, 권리(權利)와 의무(義務)가 발생한다. 사회 정의란 한 사회에서 발생한 권리(權利)와 의무(義務)에 대한 공평하고(equal) 공정한(equitable) 분배를 의미한다. 사회정의는 두 가지 큰 원리, 공평(equality)과 공정(equity)의 원리에 의해 지지되고 실현되어야 한다.

         공평의 원리에 의하면, 모든 사회 구성원은 소속한 사회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공평한 몫을 갖는다. 즉, 한 개인의 공평한 몫은 ‘한 사회의 재산/구성원 수= 개인의 몫’이란 등식으로 결정된다. 공평의 원리에 의하면, 아무도 자신의 출신 배경, 조건, 능력에 근거해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그런데, 배경, 조건, 능력은 개인들 간에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출신 배경이 좋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어떤 사람은 지적 능력이 뛰어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므로, 공평(equality)의 원리로만, 사회 정의를 온전히 실현하지 못한다. 공평의 원리로써만, 사회 정의를 실현하면, 출신 배경이나 타고난 능력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공정한 분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또 다른 사회 정의의 원리인 공정(equity)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공정의 원리는 개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배경, 조건, 능력을 정책에 반영한다. 다르게 말하면, 개인이 가진 조건과 능력을 고려하여, 개개인을 다르게 처우한다는 뜻이다. 공평의 원리 때문에, 국가가 정한 법률에 따라 일정한 나이의 모든 아동은 보통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와 의무가 있다. 그런데, 장애가 있는 아동에게 다른 학생과 똑같은 조건으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면, 평등한 교육은 되겠지만, 공정한 교육은 될 수 없다. 그래서, 장애가 있는 아동에게는 장애 특성을 고려한 개별화된 교육 계획에 따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민 의료 보험으로, 모든 국민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의료 서비스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받는 것과 같다.   

         사회 정의는 두 가지 큰 원리, 공평(equality)과 공정(equity)의 원리에 의해 지지되고 실현된다.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교육, 의료, 복지, 주택 공급과 같은 정책을 세우고 실현할 때, 공평과 함께 공정의 원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공정의 원리는 개인 간(個人間)에 있는 여건과 조건을 고려하기 때문에, 그 정책의 입안과 실현에는 전문적인 기술, 인력, 시간, 자원 등이 필요하다.  

공평과 공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