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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Dec 19. 2022

천국과 하늘나라

         ‘천국’을 우리말로 풀어쓰면, ‘하늘나라’가 된다. 국어사전은 ‘천국’을 ‘하느님이나 신불(神佛)이 있다는 이상(理想) 세계’로 풀이한다. 같은 국어사전은 ‘하늘나라’를 ‘이 세상에서 예수를 믿은 사람이 죽은 후에 갈 수 있다는, 영혼이 축복받는 나라 그리고 하나님이 지배하는 나라’라고 풀이한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천국’은 여러 종교에서, ‘하늘나라’는 기독교에서만 사용하는 용어이다. ‘천국’을 풀어쓰면 ‘하늘나라’인 것은 사실이지만, 두 용어가 주는 어감도 다르고, 용법도 다르다. 천국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는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천국’은 사람이 죽은 후 인과응보(因果應報)에 따라가는 복된 ‘장소’라는 의미가 있지만, ‘하늘나라’는 하늘에 있는 ‘나라’라는 의미가 강하다. 일반적으로, 영어 단어 ‘heaven’을 ‘천국’으로 번역하지만, ‘하늘나라’로 번역하지 않는 사실은 이러한 차이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성경에 나타나는 ‘천국’과 ‘하늘나라’는 같은 의미이다. ‘천국’에 해당하는 헬라어 원어는 ‘바실레이아(나라) 톤 우라논(하늘들)’이다. 이 원어를 보수적인 한글 성경은 ‘천국’으로, 현대적인 성경은 ‘하늘나라’로 번역한다. 영어 성경은 이를 ‘the kingdom of heaven(s)’로 번역한다. 

         우리나라 전래 초기에 번역된 한글 성경이 기존에 있던 한자 말, ‘천국’을 차용함으로써, 일반에서 형성된 ‘천국’ 개념이 성경 이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많은 사람이 성경이 말하는 ‘하늘나라’을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바실레이아(나라) 톤 우라논(하늘들)’은 ‘천국’보다는 ‘하늘나라’로 번역하는 것이 적절하다. 앞으로 싣게 될 글을 통해서 하늘나라에 대한 이해를 바르게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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