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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Jan 15. 2023

사람의 영혼도 죽는가?

         오스카 쿨만(Oscar Cullman, 1902-1999)은 “혼의 불멸인가, 죽은 자의 부활인가?(Immortality of the soul, or resurrection of the dead?, 1958)”라는 논문에서 ‘혼 불멸(immortality of the soul)’은 그리스 철학에서 유래하여 초기 기독교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면서, 죽음이란 육(flesh)과 혼(soul)의 전인적인 죽음이라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여 국내외 여러 신학자들이 영(spirit)과 혼(soul)이 육체와 함께 죽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성경에 근거하지 않으며, 기독교의 전통 교리와도 어긋난다. 

         변화 산상에서 예수께서 기도하시는 동안 예수의 얼굴 보습이 변하고 그의 옷이 희어져 눈부시게 빛나는 일이 있었다. 그때 두 사람이 예수와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분명히 두 사람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엘리야는 불말들이 끄는 불수례에 이끌려 회오리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 사람이다. 모세는 모압 땅에서 죽었고, 벧-브올 맞은편 골짜기에 장사된 사람이다. 분명한 것은, 모세도 엘리야도 어딘가에서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성경 여러 곳에서, 사람의 영(spirit)은 죽지 않으며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리고 예수님은 큰 소리로 '아버지, 내 영혼(my spirit)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눅 23:43). 

(아버지 손에 맡긴 영은 죽을 수 없다. 영은 육체와 같이 죽지 않는다.)

그들이 계속 돌질을 하자 스데반은 '주 예수님, 내 영혼(my spirit)을 받으소서.' 하고 기도하였다(사도행전 7:59). 

(스데반은 예수께서 자신의 영을 받아주실 것을 믿었다.)

내가 이 육체의 천막을 벗어 버릴 날이 가까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베드로 후서 1:14). 

(베드로는 죽음을 육체의 천막을 벗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예수님은 그에게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눅23:43).

(영이 죽는다면, 낙원에는 있는 사람은 무엇인가?)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해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시 돌아와 너희를 데리고 가서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함께 있게 하겠다(요 14:3).

(예수께서 마련하신 처소에 있게 될 사람은 무엇인가?) 

하늘에 기록된 장자들의 모임과 교회와 만민의 심판자이신 하나님과 및 온전하게 된 의인의 영들(spirits)(히 12:23)

(하늘에는 의인의 영들이 살아 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The 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1647)는 한국 개신교회의 신앙적 근간이 되는 중요한 문서이다. 이 신앙 고백서는 죽은 후 사람의 상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들의 육체는 죽은 후 흙으로 돌아가 썩게 되나 그들의 영혼(souls)은 (죽지도 자지도 않는다) 불멸의 본질을 가져서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즉시 돌아간다. 의인의 영혼(souls)은 죽을 때에 온전히 거룩해져서 지극히 높은 하늘로 영접되어 빛과 영광 가운데서 하나님의 낯을 뵈며 그들의 육체가 온전히 구속될 때를 기다린다(32.1).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죽어서 들어가는 ‘천국’은 인간의 궁극적 목적이며, 가장 간절한 열망의 실현이고, 가장 행복한 상태라 말한다(교리서 1024항). 하느님의 자녀는 교회의 모든 성사들을 통하여 마지막 파스카(유월절)를 준비한다. 마지막 파스카(유월절)는 죽음을 통해 하늘나라의 생명에 들어가는 것이다(1680항). 가톨릭 교회는 사람이 죽음을 통해서 하늘나라의 생명에 들어가는 것을 가르친다. 

         전체적인 죽음을 주장하는 신학자들은 ‘혼 불멸’ 사상이 부활과 충돌한다고 말한다. 사실, ‘부활’과 충돌하는 것은 ‘혼 불멸’ 사상이 아니라 잘못된 ‘하늘나라’ 개념이다. 하늘나라를 죽어서 가는 곳으로만 알고, 이 땅에 임하는 하늘나라를 무시하는 생각이 부활 신앙과 충돌한다. 일터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안식하게 된다. 그런데, 일터에서 일은 하지 않고 안식할 생각만 하면 어떻게 되는가? 잘못된 하늘나라 개념은 몸의 부활뿐만 아니라, 이 땅에 임하는 하늘나라, 새 하늘과 새 땅의 의미를 무시하게 한다. 

         잘못된 하늘나라 개념이 “영(spirit)과 혼(soul)이 육체와 함께 죽는다”라는 잘못된 신학적 주장을 하게 만들었다. 이런 주장은 사도신경이 말하는 ‘몸의 부활’이 아닌 다른 부활 사상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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