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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Apr 28. 2023

이 땅에 임하는 하늘나라

         많은 기독교인이 하늘나라는 죽어서 가는 곳으로만 잘못 알고 있다. 죽어서 가는 하늘나라만 알고, 이 땅에 임하는 하늘나라를 모르면, 여러 가지 병적인 부작용을 낳게 된다. 예를 들면, 이 땅에서의 삶을 무가치하게 여기거나, 직업에 대한 소명을 잃거나, 지나치게 종교적이 되어 사회적인 기능을 잃기도 한다. 무엇보다, 건전한 직업윤리를 통해서 건설되어야 하는 정의로운 사회와는 아무 상관없는 삶을 살게 된다. 심지어, 세상에서 개처럼 벌어서 잘살고, 공짜로 천국 가서 정승처럼 편히 살려는 자세을 갖기도 한다.   

         사실, 하늘나라는 이 땅에 점진적으로 임한다. 성경에서 이 땅에 점진적으로 임하는 하늘나라에 관한 두 가지 비유를 찾을 수 있다.

겨자씨 비유   

         “하늘나라는 어떤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과 같다. 그것은 씨앗 중에 가장 작은 것이지만 모든 채소보다 더 크게 자라나 나무처럼 되어서 새들이 날아와 그 가지에 깃들인다.”

         비유는 추상 개념(abstract concept)과 구체적인 상징물(metaphor)이 비교된다. 땅에 있는 상징물, ‘겨자씨’에 비유하여 이 땅에 임하는 하늘나라의 속성을 설명하고 있다. 비유에 의하면, 하늘나라는 자라는 과정(process)을 거쳐 성숙에 이른다.

누룩 비유

         “하늘나라는 어떤 여자가 한 포대의 밀가루에 섞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다.”

         땅에 있는 상징물, ‘누룩’에 비유하여 이 땅에 임하는 하늘나라의 속성을 설명하고 있다. 적은 양의 누룩이 반죽에 섞여 그 전부를 부풀게 한다. ‘누룩’은 하늘나라의 점진적인 확장과 전체적인 변화를 비유한다.

         예수의 부활을 목격한 제자들이 “주님, 이스라엘 나라를 다시 세우실 때가 지금입니까?”라고 물었다. 당시, 제자들은 갑자기 세워질 하나님의 나라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러한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말했다. “여기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가 권능으로 오는 것을 볼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막 9: 1).” 만약, 하늘나라가 세상 끝날에 갑자기 임한다면, 이 예언은 틀린 것이 된다. 제자들은 모두 죽었는데, 세상 끝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하늘나라는 겨자씨의 성장과 누룩의 확장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누룩’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는 개인적,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국제적 관계 안에서 정의를 확립함으로써 드러나야 하며, 올바르게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 없이는 올바른 사회 구조란 있을 수 없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교리서, 2832).” ‘누룩’이란 상징물은 개인에게는 복음으로 전해지고, 사회와 세상을 정의와 공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뜻은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예수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다(에베소 1:10). 하늘나라는 땅과 하늘이 통일된 하나의 나라이어야 한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공정이 물처럼 흐르고 정의가 시내처럼 흐르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기독교인이 건전한 직업윤리를 가지고, 세속적인 직업을  통하여 사람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이 통일 하늘나라을 세워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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