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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Jul 13. 2023

잘 사는 사람, 못 사는 사람

문제 해결 능력

          우리는 주변에서 누가 부자인지 누가 가난한 자인지를 금방 파악한다. 그리고, 이들을 ‘잘 사는 사람,’ ‘못 사는 사람’으로  분류해 놓는다. 가난하게 살던 시대의 분류 방법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사회에서는 오히려 ‘문제 해결 능력’이 잘  사는 데에 더 중요하다. 그런데, 주변에 누가 문제 해결에 능력이 있고 통찰력이 있지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 이런 사람을  지칭하는 말조차 없다. 

         한 사람의 일생에 문제는 계속 일어난다. 물리적 문제, 경제적 문제, 보이지 않는 심리적, 정신적인 문제도 있다. 문제를 만났을 때, 피해야 할 경우도 있지만, 직면해서 해결해야 할 경우가 더 많다. 문제를 만났을 때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하는 일이 중요하다. 유연성은 긍정적인 마음의 특징이기도 하다. 긍정적인 마음은 집중해서 일을 처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주변의 사람들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고 가까이하기를 원한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 있다.  문제를 만나면 여러 인적, 물적 자원들을 적절히 사용하여 개인과 사회문제를 잘 해결한다.

         심리학에서 칼 덩커 (Karl Duncker, 1945)라는 심리학자가 개발한 촛불문제는 고전적인 문제해결 시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실험에서, 실험 참여자에게 양초 한 개, 한 통의 압침, 한 통의 성냥이 주어진다. 참여자들은 양초에 불을 붙이고, 촛물이 아래의 탁자에 떨어지지 않게 그것을 벽에 고정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 실험에서 참여자들은 고정관념을 깨야하며, 일상적인 재료들을 창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첫 그림은 참여자들에게 주어진 자료들을 보여주며, 두 번째 그림은 문제 해결을 바르게 한 모양이다. 어떤 사람들을 압침을 사용하여 양초를 벽에 고정시키려고 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양초물을 접착제로 사용하여 양초를 벽에 고정하려고 시도하였다.

촛불 문제
해결된 모양

         여러 집단을 통해 여러 조건들이 실험되었다.  상금을 조건으로 한 실험도 있었지만, 오히려 상금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공통적으로 밝혀진 한 조건은 압침으로 채운 통을 주었을 경우와 압침을 채우지 않은 통을 주었을 경우였다.  압침으로 채워지지 않은 빈통을 받은 집단이, 압침으로 채워진 통을 받은 집단보다,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였다. 압침으로 채워진 통을 받았을 경우, 참여자들은 쉽게 사고의 편견과 고정관념에 갇히게 되어,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못하는 사실을 보게 된다. 어떤 연구에서는 주어진 자료들의 이름에 밑줄을 그어주는 조건을 실험하였다.  양초 하나, 한통의 압침, 한통의 성냥처럼, 자료들에 밑줄을 그어주면 보다 많은 참여자들이 빨리 문제를 해결하였다.  

         많은 문제는 열심히 꾸준히 집중해서 노력하면 해결이 된다. 어떤 경우에는 나의 생각이 고정되고 경직되어서 새로운 문제를 풀 수 없다. 고정관념이나 사회적으로 학습한 통념을 뛰어넘어야 할 때도 있다. 저자는 2002년 직장을 옮겨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두 나라의 학제 차이 때문에 큰 딸아이가 고등학교에도 갈 수 없고, 당장 대학에 입학할 수도 없는 어중간한 시점이었다. 지방에 있는 전문대학에서 대학 진학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게 되었다. 딸아이 입학을 위해 전문대학을 방문한 아내가, 그 대학 간호학과 등록마감 광고를 보고 부랴 부랴 입학을 했다. 큰 딸아이와 같이 학교를 다녔다. 어려움 끝에 졸업하였고, 나이 50세부터 67세까지 간호사로 일했다. 이로 인해, 집안 형편이 많이 향상되었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한인 고등학생들은 보통 UC 계열 대학으로 진학한다. 하지만, UC 계열 대학의 학비는 Cal State 계열 대학보다 약 2배 정도 비싸다. 전공도 Cal State 계열보다 다양하지도 않고 실용적이지도 않다. 전문대학의 학비는 더욱 저렴하다. 그래서, 되도록 많은 과목을 전문대학에서 이수하고 대학으로 전학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다.  

          이와 같이, 본인 처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문제를 풀어야 한다. 무엇보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새로운 각도에서 문제를 보아야 한다. 문제를 잘 풀지 못하면, 문제해결에 경험과 통찰력이 있는 사람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자신의 문제를 잘 풀게 되면, 남을 도울 수 있게 된다. 이런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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