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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Jul 15. 2023

금식의 의미

         바벨론에서 오랜 포로 생활을 끝내고 가나안 땅으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제사장들과 예언자들에게 금식에 관해서 물었다. 이들은 지난 칠십 년 포로 생활 중 애곡과 금식을 해왔었는데, 약속의 땅으로 돌아온 지금 그 관습을 계속해야 할지 의문이 생겼던 것이다.  

         이때 하느님이 스가랴 예언자를 통하여 대답하셨다. 스가랴를 통하여 하느님은, “너희가 진정 나를 생각하여서 금식한 적이 있느냐?라고 물으시고, “나는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공정한 재판을 하여라. 서로 관용과 자비를 베풀어라.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와 가난한 사람을 억누르지 말고, 동족끼리 해칠 생각을 하지 말아라.” 

         바벨론 포로 생활 중,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곡과 금식을 통하여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고향으로 돌아가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금식은 종교적 관습이 되었다. 약속의 땅으로 돌아온 이들은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포로된 시절에 하던 금식을 계속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하느님의 생각은 백성의 것과는 사뭇 달랐다.  하느님은 돌아온 백성들이 동족에게 공의를 행하고, 관용과 자비를 베풀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어 살기를 바라셨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마을에서 폭력과 부정이 증가하고 있다. 살인, 무력, 태만, 부정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돈을 벌 수 있으면, 내게 유익하다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가난한 사람, 외국인은 억눌러도 된다고 생각한다. 종교인이던, 누구이던, 폭력과 부정을 행하면서, 어떤 거룩한 관습을 지킨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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