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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쁘띠쇼콜라 Sep 13. 2024

나는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을 했다

남편과 나는 나이차이가 좀 난다.

처음에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밝히면

첫째 놀라고,

둘째 몇살 차인지 굳이 궁금해하고,

셋째 의아한 표정으로 바뀐다.

마치, 도대체 왜 그랬어?라고 말하는듯하다

이 사실 하나로 아버지는 만나보지도 않고 연애 자체를 반대했다.

내 소중한 자식새끼 어느 누가 고생시키려나 마지막까지 걱정이셨겠지

나와의 나이 차이를 아는 한 직장 동료가 남편 외모 중에 어디가 제일 좋냐고 묻길래,

‘훤칠한 이마’라고 대답했더니,

나중에 결혼식이 끝나고 들려준 이야기로는

나이차이가 나고, 이마가 훤칠하다고해서

이마가 까진 대머리 아저씨인 줄 상상했는데

실제로보니 잘생기고 나이차를 모르겠어서 놀랐다는 것이다.

이건 뭐, 내가 노안이라는건가?ㅎ

아니 도대체 어떻게, 무슨 상상을 한거야? 사람은 역시상상의 동물이라더니.

아버지는 신랑을 만난 그날로 결혼날짜를 잡으라고 하셨다. 그만큼 마음에 드셨나보다

철없는 딸, 오히려 또래보단 너른 마음으로 받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아버지도 사실 겉으론 세보이지만, 자식마음 못이기고마음이 약하시다

내가 하고싶은 말은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친구들은 소개팅을 할 때 나이 OO대라고 하면,

어련히 아저씨라고 안 만나고 싶다고 한다.

나는 말한다. 내 신랑도 OO대 인데? ㅎ

그러면 친구들은 멋쩍어한다. 아, OO는 잘만나서 잘살지...한다

편견갖지말고 일단 만나봐! 두,세번은 만나봐야 그 사람의 진가를 알지

만나보지도 않고 사람을 단순히 숫자로 어떻게 판단하겠는가?

1,2년 차이든 8,9년 차이든 나이들면 같이 늙어가는 처지로 매한가지다

옷깃에 붙은 먼지한 톨 떼주고싶은 그런 안쓰러운 마음을 가지면 부부는 그뿐이다.

그밖에 수가지 조건들을 따지는것도 마찬가지.

물론 조건들이 그 사람의 성실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면할말 없지만.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서 결혼한 사람들은 지금 행복할까?

조건이 맞는다고해서 그 사람과의 케미가 맞는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조건을 조건일뿐.

부모는 아이를 전적으로 믿어주어야 한다.

또한 그 아이의 안목은 곧 내가 키워줘야하는 안목이다.

그 아이의 인생은 그가 선택하는 것이다

후회도 책임도 오롯이 자신이 몫이다

부모가 언제까지 그의 인생을 같이 살아줄 수 없다

물론 부모님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연애 경험이 적으니 사람 보는 눈이 떨어질 수도 있고

인생일대의 중차대한 일 관혼상제, 결혼. 걱정하시는게 당연하다.

 너무 이상한 사람도 세상에는 많으니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사람은 겪어보고 만나봐야 그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있다.

‘파수꾼’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박정민이라는 배우는 어느 자리에서 말했다.

오디션에서 정말 많이 떨어졌다고.

자신은 오디션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배우 오디션을 보러가면

남자배우들은 다 화내고 있고,

여자 배우들은 다 울고 있다고.

그냥 그 사람의 개성이 아니라

보여줄 수 있는 자극적인 씬과 대사를 그저 따라하고 있는 중이겠지.

10분도 안 되는 그 시간에 어찌 그 사람의 연기력, 공력, 인생을 다 보여줄 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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