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단 29년째, 반성에 관하여
교단 29년,
도저히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교육에 정답은 없다’에
모두가 공감하는
교단에서 나는,
아무것도 가르친 게 없다.
밑줄 긋고 별표 치며
칠판만 아프게 분필을 부러뜨렸고,
졸고 자는 아이들 앞에서
안 졸고 안 자는 아이들 위해서
부질없는 연기만 계속했다.
입에 풀칠하거나 먹고사는 이유로
교실을 뒤집어 거꾸로 만들었다.
거꾸로 교실은 언제나 반듯했고,
반듯한 교실은 언제나 삐딱했다.
구호는 요란했고 학생부만 배불렸다.
교육은 없고 사육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