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 청개구리라고 해서 함부로 갖고 놀지 말게.

by 산골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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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라고 해서 함부로 갖고 놀지 말게.


어릴 적, 개구리들은 우리 조무래기들에게 우월감을 주었지.


짱돌, 작대기, 꼬챙이, 혹은 작살까지 동원해 죽였는가 하면

맨손으로 잡은 개구리를 돌멩이 위에 깨박을 쳐서

조개 속살 같은 허연 혓바닥에

온몸을 빳빳하게 세워 치를 떠는 모습을 봐야만 직성이 풀렸지.


파리채로 파리를 잡다가

파리의 장파열로 파리채에 붙은 파리의 짓눌린 모습에서

생목을 거듭하며 눈시울을 붉히던 때도 있었지만

한 해 두 해 계절이 바뀌면서

꿈틀거리거나 움직이는 것들에 대한 적개심이 따라다녔어.


저 청개구리 좀 봐.


둥근 눈으로 카메라를 의식하는 시선을 좀 봐.


내가 가진 색깔보다 더없이 위대한 색을 지닌 저 몸을 좀 봐.


보면 볼수록 미소를 짓는 듯한 저 입술을 좀 봐.


살면서,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사람들을 많이 봐.


인권의 기본도 모른 채 학자연하는 현학을 보며

오늘 아침 문득 저 청개구리가 더 애처롭게 느껴져.


다수에 쏠리며 소수를 경계하는 삶과

소수에 쏠리며 다수를 경계하는 삶이 있다면

당신은 어느 쪽인가?


그게 어느 쪽이든 존중하는 예의를 갖추게.


내 손목에 올려진 저 청개구리 좀 보아.


당신 혹시 누군가를 저렇게 대해 본 적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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