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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IB 교육이 미래다.

by 사막의 션샤인

우리는 살아가면서 '디지털 변환'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여러 번 맞닥 드린다. 밀레니엄 시대쯤 시작된 닷컴 공격을 시작으로, 10년 뒤에는 애플과 갤럭시가 세상을 뒤집었다. 또다시 10년 뒤인 2020년 즈음부터는 코딩과 함께 빅데이터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메타버스, NFT, 딥러닝,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 온갖 디지털 세상 속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초대되고 있다. 특히, 회사에서는 시대에 부응하는 좀 더 스마트한 직장인을 만들기 위하여, 온갖 교육을 들이부으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요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디지털화된 인간인가? 스마트 폰 다루는 것 외에, 파이썬을 할 줄 아나, 메타버스 세계에 들어가 봤나, NFT 구입을 해보길 했나... 블록체인은 잘 모르지만, 이름 모를 코인에 돈 좀 넣어본 정도...


한 달 전부터 챗GPT4o(옴니) 유료버전을 사용하고 있다. 작년에 한참 챗GPT로 세상이 떠들썩했을 때도, 재미 삼아 무료버전을 몇 번 사용해 본 게 다였다. 하지만, 아내가 영어공부를 해보겠다고 한 달에 삼만원하는 유료버전을 구독하는 바람에, 나도 구독료가 아까워 이래저래 사용을 시작해 봤는데... '와~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말 세상은 이미 완전히 바뀌었구나'라는 감탄사 밖에 안 나왔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기존 삶의 방식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세상이 열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 어디 유럽 스페인 자유여행을 간다고 쳐보자, 기존 방식대로라면, 일단 네이버, 구글, 스카이 스캐너에 접속하여 스페인 여행을 검색하고, 여러 블로그와 카페를 거쳐, 대충의 여행일정을 짜고, 비행기와 시내교통을 예약하고, 숙소, 관광지, 주변맛집 등을 검색하여 전체 일정을 조율 후, 아내와 아이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이리저리 짜맞춘다. 그러면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이다. 그러고도 여행 전까지 여러 번 수정에 수정을 거쳐야만, 가까스로 실행할수 있는 계획을 짤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챗GPT에게 이 모든 나의 상황을 고려한 여행일정을 잘만 부탁하면 5분이면 뚝딱하고 나온다. 이건 뭐, 이대로는 아빠로서의 역할까지 뺏기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특히, 해외여행의 경우, 신경 쓰고 예약해야 하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여행계획을 한번 짜면, 힘들기는 해도 이이들에게는 상당히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십상이다. '우와~ 우리 아빠가 이런 것까지 다 준비했네... 아빠, 대단해요!' 하지만, 이제 여행 후기로 더 이상 이런 말은 듣기 힘들 것 같다. 이제 아이들은 '우와~ 우리 챗GPT 대단해요'라고 하겠지


지금이 이런 세상이다. 디지털 변환이니 뭐니, 몇 년을 떠들어대도 그 실체에 직접 닿기는 쉽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AI 디지털 세상 속으로 들어와 있는 중이다. 20년도 코로나가 한창일 때만 해도, 코딩을 잘하는 프로그램 개발자가 최고의 핵심 인재였다고 한다. 재택 근무와 빅데이터가 시작되던 시기라, 프로그램 개발만 잘하면 다양한 아웃풋이 나올 수 있어, 업계에서는 연봉 수억을 주고도 모셔오기 힘든 분들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불과 3~4년 사이 프로그램 개발은 이미 AI 챗GPT가 더 잘한다고하니, 개발자도 이미 한물 간 듯하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교육해야 할까? 세상이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어, 내가 퇴직할 때까지도 어떤 일들만 남을지 모르겠는데, 애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자기 밥벌이나 하면서 살게 할까 하는 고민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주위를 둘러보면 불과 몇 년 전까지 존재했던 일자리가 눈에 띄게 없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키오스크가 이미 음식점, 영화관, 매표소 등 단순 일자리를 모두 집어삼켰다. 또한, 직장 내에서도 지금이라도 챗GPT에게 넘겨줘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업무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 인기 많은 의사, 변호사라고 과연 안전할까? 조금만 지나면 수술로봇, AI변호사가 훨씬 더 잘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가? 불안하다.


감히, 나는 새로운 시대, 우리 아이들 교육의 희망을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큰 애는 지금 고3으로 IB Diploma과정을 끝내고 있는 중이며, 작은애는 중3까지 중학교 IB인 MYP를 하다가, 국내에서 IB를 할 수 있는 자사고로 이번에 보냈다. 내가 아는 한, 국내에서 영어 또는 한국어로 IB를 하는 곳은 경기외고, 충남삼성고, 경북사대부고, 표선고 등 10군데 내외이다. 물론 송도 채드윅 등 국내 국제학교는 제외했다.

얼마 전 딸이 국내학교로 전학 후, '아빠 도대체 역사 시간에 사건이 일어난 년도를 왜 외우는 거야?라고 물었다. 그러게, 챗GPT한테 비슷하게만 물어봐도 오만가지를 바로 알 수 있는데, 연도순으로 외워서 빠른 순으로 찾는 문제는 왜 아직도 시험에 나오고 있는가 말이다. 수십 년간 대한민국 교육도 수십 번은 바뀌었겠지만, 여전히 단편적인 지식을 암기하고, 실수를 안 하는 아이가 좋은 대학을 가는 시스템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얼마 전 다큐 프로그램에서, 내신 1등급을 위하여 교과서를 토씨하나 안 틀리게 달달 외우는 전교 1등을 봤다. 삼십 년 전 영어사전을 외우고 씹어먹던 때랑 뭐가 다르단 말인가.


IB 과정은 '창의력 있는 글로벌 인재 양성'이 교육목표이다. 교육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며, 생활에 적용 후 피드백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축구를 배울때도, 규칙, 경기방법, 포지션 등을 먼저 글로 정의후, 축구를 하면서 생기는 신체 변화, 근육 사용정도 등을 확인하고 기록한다. 이를 실생활이나, 다른 운동을 할때도 적용해보고 피드백을 하면서 자신이 세운 가설등을 개선해 나간다. 보통 이런 리포트는 간단한 내용 이라도 A4용지 5~10장 정도의 분량으로 정리하는 것 같다.

이런 IB 포멧의 리포트는 실제 외국기업에서 사용하는 전형적인 보고서 양식이다. 국내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개조식의 보고서는 외국기업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것 같다. 뜬구름 잡는 식의 보고서가 아니라, 담당자가 연구하고 체험하여 문제점까지 보완한 기획이기 때문에, 실전에 매우 유용한 보고서인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IB교육을 받고 대학에서 이를 다듬어 나간다면, 사회 및 직장에서 정말 실용적이며, 창조적인 사람이 될수 있을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IB적 사고를 갖은 사람들이, AI와의 경쟁에서 그나마 살아남을수 있지 않을까?


AI시대, IB교육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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