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역사와 함께 한 하루

아는 만큼 보인다!

by Harest

✨ KL 다섯 번째 기록 : 국립박물관, Ho Kow Hainam Kopitiam, 메르데카광장, 센트럴 마켓, 동기와의 만남


오늘도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번 주말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KL의 표정들을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이 오늘의 동선을 자연스레 가득 채웠다.



◆ 국립박물관 도슨트 투어


작년에 나는 말라카로 떠나기 전, 혼자 국립박물관 도슨트 투어를 들었었다.

생각보다 훨씬 깊고 흥미로운 이야기라 ‘아이도 들으면 좋겠다’ 싶어 여행 후 다시 함께 왔지만
초등 1학년이었던 아이는 오래 집중하기 어려웠고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급기야 박물관 구석에서 앉아있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번엔 엄마들끼리만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세 번째 듣는 도슨트 투어였지만 여전히 새로웠다.
말라카가 해상 무역의 중심으로 성장했던 지리적 이유, 그리고 말레이시아가 9개 주의 술탄이 돌아가며
국왕을 맡는 독특한 정치 체계까지.

듣고 나면 이 나라의 풍경이 더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말라카 투어를 가기 전, 국립박물관 도슨트 투어를 꼭 듣고 가길 권한다.
말라카에서 보이는 건물과 거리의 모습이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장면’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다시 가고 싶었던 Ho Kow Hainam Kopitiam



박물관 근처엔 마땅한 식당이 없어 우리는 그랩을 타고 Ho Kow Hainam Kopitiam으로 향했다.

작년에 혼자 왔을 땐 카야토스트와 피넛버터카야번만 먹었었는데 언젠가 다시 오면 여러 메뉴를 맛보고 싶었다. 오늘, 그 바람이 일행들과 함께 이루어졌다.

photh by 양작가님


카야토스트는 여전히 바삭하고 고소했고 피넛버터카야번은 한입 베어 물자마자 고소한 땅콩의 향과 함께 작년 첫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감동을 불러왔다.

나시르막 아얌은 바삭한 닭고기 덕분에 역시 실패 없는 선택이었고 치킨 호펀 수프도 추천을 많이 해서 시켜보았지만 내 입엔 향이 강했다.
그리고 이곳의 시그니처 음료 Cham.
진한 커피와 홍차에 달콤한 시럽의 조화가 카야토스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궁합이니 꼭 같이 먹어보길 추천한다.



◆말레이시아 역사의 장소, 메르데카 광장


점심 뒤에는 메르데카 광장으로 이동했다.

걸어가면 15분이지만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너무 더워서 그랩을 탔다.
'메르데카(Merdeka)'가 독립이라는 뜻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광장의 초록빛이 조금 더 힘 있게 다가온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던 날,
툰쿠 압둘 라만 총리가 “Merdeka!”를 일곱 번 외쳤다는 이야기.
그 장면을 형상화한 건물이 바로 메르데카 118 타워다.
뾰족하게 솟은 그 끝이 들어 올린 그의 오른팔을 닮았다.

술탄 압둘 사마드 빌딩은 여전히 이국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영국 식민 시절 지어진 건물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도시 풍경과 묘하게 어울려
쿠알라룸푸르만의 분위기를 만든다.



◆ I ♥KL 조형물과 센트럴마켓


광장을 지나면 시티갤러리가 나오고 그 앞에는 ‘I ♥ KL’ 조형물이 서 있다.

관람을 생략해도 좋지만 이 사진만큼은 KL 여행의 작은 상징이 되기에 한 장 남겨놓기를 권한다.

시티갤러리 주변으로 쿠알라룸푸르 도서관도 있다.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리뷰를 보았을 때 통창으로 보이는 개방감이 상당히 좋아 보였다. 시간이 많았다면 들려서 책 한 권 읽고 싶은 그런 곳이다.


더 걸어가면 생명의 강과 마지드자 사원이 이어지고 조금 더 가면 센트럴마켓이 모습을 드러낸다.

생명의 강은 쿠알라룸푸르가 시작된 곳이다.

곰박강(Gombak River)과 클랑강(Klang river)이 합류하는 지역에 세워진 쿠알라룸푸르는 이름 또한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쿠알라(Kuala)는 '강이 합류하는 지점', 룸푸르(Lumpur)는 '진흙'을 의미하는데, 즉 '흙탕물의 두 강이 만는 곳'인 셈이다. 주석 광산 개발로 모여든 사람들이 두 강을 따라서 정착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도시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 뒤로 보이는 이슬람 사원은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오래된 마지드자멕 이슬람사원(Masjid Jamek)으로 국립모스크가 지어지기 전까지는 이 도시의 상징 같은 사원이었다. 영국 건축가 아더 베너슨이 설계한 이곳은 이슬람·힌두·영국 양식이 뒤섞여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이곳의 내부는 더욱 아름답다고 하니 시간이 되면 들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엄마와 나는 시간이 촉박하여 센트럴마켓으로 바로 향했다.

엄마가 한국 지인들에게 해삼비누를 선물하고 싶어 하셨기 때문이다.
센트럴마켓은 실내로 이루어져 있어 메르데카 광장~생명의 강까지 걸어오면서 지친 관광객들에게 반가운 존재이다. 화려하고 현대적인 쇼핑몰은 아니지만 라탄 가방, 해삼비누, 수공예품들 등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은 소품들이 가득했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은 편이라 다른 기념품을 사러 꼭 들릴 필요는 없는 곳이지만 해삼비누는 이곳 말고는 파는 곳을 보지 못해서 해삼비누를 사려면 이곳을 가야 한다.

꼭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니 메르데카 광장을 왔으면 들려보자.




저녁, 뜻밖의 반가움


저녁에는 마침 KL을 여행 중이던 대학 동기 언니네 가족이 몽키아라로 들렀다.

이번 여행 일행 중에도 동기 두 명이 함께였는데, 이렇게 네 가족이 한자리에서 모인 풍경은
한국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아이들은 금세 친해져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어른들은 학창 시절 이야기부터 여행으로 이어지는 대화를 끊임없이 이어갔다. 싱가포르로 이동할 예정인 동기 언니에게 여행 팁과 마리나베이 전망대 무료 티켓도 건네주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지인은 이상하게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낯선 도시에서 친숙한 얼굴이 주는 안도감 같은 것일까.

오랜 시간 만나지 못했음에도 낯선 곳에서 만난 반가움은 어색할 틈을 주지 않고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다.


우리가 만난 곳은 163몰 G층의 ‘마담콴스’.
말레이시아 곳곳에 있는 유명한 체인 레스토랑으로, 입구에 걸린 마담 콴의 전신사진이
이 브랜드를 상징하는 얼굴처럼 자리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말레이시아의 ‘외식 장인’ 정도로 불릴 만큼 말레이 음식을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풀어낸 인물이라고 한다.

진한 향신료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마담콴스의 음식은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어 첫 말레이 음식으로 소개하기 좋은 곳이다. 게다가 163몰에는 아이들이 잠시 놀 수 있는 작은 놀이 공간도 있어 가족끼리 들르기에도 딱 좋다. 마담콴스에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163몰 컵케이크 집에서 아이들은 달달한 디저트로, 어른들은 달달한 수다로 꽉 채운 저녁이었다.



<쿠알라룸푸르 100배 즐기기 5>

★오늘의 추천 동선:

메르데카 광장 → 술탄 압둘 사마드 빌딩 → 시티갤러리 → 생명의 강 → 마지드맥 사원 → 센트럴마켓

모두 도보 가능한 거리

더위가 강해 초콜릿이 금방 녹을 정도-> 오래 야외에 머무르지 않도록 주의

야간 조명이 들어오면 분위기가 훨씬 더 아름다움→ 가능하면 저녁 방문도 추천


그 외 주변 볼거리

Ho Kow Hainam Kopitiam 바로 근처에 콰이차이홍이 있다. 일종의 차이나 타운의 벽화거리.

Ho Kow Hainam Kopitiam에서 도보 5분 정도 거리에 페탈링 시장이 있다. 야시장으로 유명하지만

낮에 가면 짝퉁 시장이 즐비해있다.

Ho Kow Hainam Kopitiam에서 메르데카 광장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스리마리아만 힌두교 사원'도 만나볼 수 있다.

현지느낌 물씬 나는 국수 맛집 신키누들과 숭키누들도 추천. 단, 아이가 함께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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