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에서 누린 특별한 하루

41층 모닝수영과 Entier 미슐랭 런치

by Harest

✨KL 여섯 번째 기록: 모닝수영, Entier, Botanica, 수영강습, 목요장, BHC


몽키아라에서의 일상이 어느덧 6일째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아침이다.

사실 쿠알라룸푸르로 여행을 오면 5박 6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데

이곳에서의 삶은 한 달을 머물러도 시간이 모자라다.


엄마의 귀국 날짜가 조금씩 다가오고, 가져온 수영복을 한 번도 못 입고 돌아가게 되는 것은 너무 아쉬워서 오늘은 꼭 함께 물에 들어가기로 했다.




◆ 41층 수영장에서 모닝 수영

오크 레지던스 41층 인피니티풀



41층 인피니티풀에는 우리 둘 뿐이었다.
도시의 윤곽이 아직 아침빛에 잠겨 있을 시간, KL의 풍경을 바라보며 물 위에 몸을 띄워 보았다.

오랫동안 허리 통증에 시달렸던 나는 운동과 병원치료가 일상의 당연한 루틴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운동은 단순히 건강해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살아가기 위한 필수재였다.

그래서 ‘운동을 오랫동안 못 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지곤 했다.

지난 2주 동안 일정이 빡빡해 운동을 단 한 번도 못했다는 사실이 내내 불편했는데,
이렇게라도 몸을 움직이고 나니 마음 깊은 곳에서 잠겨 있던 돌덩이가 스르르 내려앉았다.
엄마와 함께하는 아침 수영은 짧지만 충분한 치유였다.



◆엄마와의 버킷리스트, Entier 미슐랭 레스토랑 방문


Entire 런치 코스


쿠알라룸푸르에 오면 꼭 하고 싶었던 일.

바로 ‘엄마와 함께 미슐랭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미슐랭 레스토랑은 마음먹어야 갈 수 있는 가격이지만,

KL에서는 훨씬 합리적인 비용으로 미슐랭 스타 셰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오늘 선택한 곳은 Alila 호텔 41층에 자리한 프렌치 레스토랑 Entier.


여행 중에는 보통 멀리 앞선 예약을 잘하지 않는 편인데
이틀 전 갑자기 생각나 예약했더니 다행히 남은 자리가 있었다.
평일 런치 코스는 2코스 148링깃, 3코스 168링깃.

약 7000원 차이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어 3코스로 주문했다.
엄마와 미슐랭 레스토랑은 처음이라 와인도 한 잔 곁들였다.


엄마가 좋아하시는 표정을 보니
‘잘했다, 정말 잘 모시고 왔다’ 하는 마음이 들었다.
KL에서의 한 달 살기에 특별함 한 스푼을 더하고 싶다면
미슐랭 레스토랑은 꼭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 식사 후 잠시 들른 Botanica… 하지만 살짝 아쉬움

식사를 마치고 1층의 Botanica 카페로 내려왔다.

호텔 1층 치고는 생각보다 어수선한 분위기라 조금 아쉬웠다.
'그냥 몽키아라 돌아가서 카페 갈걸…' 하는 후회도 되었지만
여행에서 어떻게 매번 좋은 선택만 하겠는가.
이 또한 하나의 경험이고, 시행착오 또한 여행의 일부다.
다음 선택을 조금 더 현명하게 만들어 주는 작은 조각들.

아쉬움은 있지만 엄마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나름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 목요일엔 역시 몽키아라 목요장

목요일의 몽키아라에는 늘 활기찬 목요장이 선다.

과일, 길거리 음식,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품까지
살아 있는 생활 시장의 정취가 그대로 담긴 곳이다.

나는 이곳에서 매주 망고를 산다.
Jaya나 Q-ra에서는 망고 가격이 한국과 큰 차이가 없지만 목요장에 오면 가방이 묵직해질 만큼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일주일치 먹을 만큼 듬뿍 사 들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주방 한켠에 노랗게 쌓인 망고들이 보이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 아이의 첫 수영강습, 목표는 오직 ‘접영’


아이의 첫 수영 강습이 시작되는 날.

이번 한 달 동안 총 8회의 레슨을 신청했다.


작년에도 8회 수업을 받았는데
처음엔 물에 아예 못 들어가던 아이가 마지막엔 물개가 되어 있었다.
한국에서는 주 1회, 그것도 15명이 함께하는 구립 수영장에서 진도가 좀처럼 나가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감을 익힌 뒤에는 금세 평영까지 배웠다.


이번 목표는 단 하나. 접영 배우기.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서는 더 이상 정규 수영 수업에 다니지 않는 것.
구립 수영장은 등록도 어렵고, 퇴근하고 매번 데려다주고 기다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생님께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번 한 달 동안 접영을 마스터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 달 뒤, 우리는 그 목표를 이루었다.
야호.



◆163몰 BHC에서 열린 작은 환송회, ‘쿠알라 9남매’의 시작

한국 비주얼 그대로인 한국식 치킨

수영 수업이 끝난 뒤에는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친해진 아이의 환송회가 있었다.

우리 일행 중 초6 남자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들과 우연히 같은 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우리 일행 중 한 팀의 옆방인 것을 알고 금세 친해졌다.
그 친구가 곧 떠난다 하여 163몰 BHC 치킨에 아이들 9명이 모였다.
작은 회식 같은, 소란스럽고 정다운 파티였다.

(훗날 이 아이들은 ‘쿠알라 9남매’가 되어 한국에서도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한국 치킨은 KL에서도 인기가 많아 손님이 북적였지만
단 하나 아쉬운 점은… 맥주가 없다는 것.
맥주 없는 치킨이라니! 치맥이 국룰인 나라에서 온 나는 맥주를 팔지 않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쿠알라룸푸르의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맥주를 팔지 않는 음식점이 많다는 것.

엄마들은 다음에는 치킨을 포장해 와서 집에서 맥주랑 먹어야겠다고 훗날을 기약했다.

그래도 아이들은 상관이 없으니 마냥 신이 났고 식사 후 광장에서 밤이 깊도록 뛰어놀았다.


우리나라처럼 쿠알라룸푸르는 밤에도 비교적 안전한 도시다. 그래서 아이들의 야간 활동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아이와 한 달 살기 장소를 고를 때,
영어권 국가이면서도 미국·호주·영국보다
가깝고 비용 부담이 덜한 곳을 찾고 있었다.
그렇게 후보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괌, 사이판 정도로 좁혀졌다.

하지만 필리핀은 치안이 마음에 걸렸고,
싱가포르는 물론 미국령인 괌과 사이판 역시
장기 체류 기준으로는 생활비 부담이 컸다.
그 조건들을 모두 놓고 보았을 때,
말레이시아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로 남았다.

물론 우리나라 역시 늦은 밤 인적 드문 곳은 조심해야 한다. 쿠알라룸푸르의 안전함도
딱 그 정도의 감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이와 둘이 지내며 학원 수업을 마치고 액티비티를 한 뒤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이면
어느새 어둑해진 시간이었지만, 그럼에도 비교적 안심하고 외출할 수 있었던 이유다.




문득 작년 이곳에 처음 왔던 날이 떠올랐다.

아이의 교재를 받아 들고는
‘이걸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가득했었다.
두껍고 어려워 보이는 교재, 매일 있는 단어시험.

혹시나 안 가겠다고 하면 어쩌나 마음 졸였는데 아이는 오히려 즐거워했다.


“엄마, 여기는 영어로 말하는 학교 같아!”
이렇게 말하며 씩씩하게 다녔다.
그 이유를 묻자, 학원에서 재미있는 액티비티를 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학원을 끝나면 늘 재밌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즐거움이 아이를 공부 속으로 끌어당겼던 것이다.


올해는 더 어려운 수업을 듣는데도 불평 없이 잘 다닌다.
이렇게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환경을 항상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이 한 달간의 추억들이 아이가 언젠가 힘들 때 다시 한번 마음을 일으켜 세워주는
작은 원동력이 되어주길 바란다.



<쿠알라룸푸르 100배 즐기기 6>


★Entier French Dining 예약 가이드


쿠알라룸푸르 미슐랭 식당 Entier French Dining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예약할 수 있다.


Entier French Dining | Entier is a celebration of nose to tail dining


★ 예약 전 꼭 알아두기 ( 홈페이지 요약정리)


1) 보증금 정책

8명 이하 일반 예약 → 보증금 없음

8명 이상 단체 예약 → 1인당 RM50

프라이빗 다이닝룸(PDR) → RM500

행사·콜라보 메뉴 → 1인당 RM100 또는 RM200

보증금은 식사 금액에서 차감

노쇼 시 환불 불가(몰수)

행사 관련 문의: +603 2268 3819

2) 메뉴 안내

홈페이지 내 메뉴 확인

Weekend Lunch Set: 주말·공휴일 런치 동일 적용

메뉴 구성은 언제든 변경될 수 있음

라스트오더

런치: 3pm

디너: 9pm

알러지·제한식 등 특별 식단 요청은 예약 하루 전까지 안내

3) 드레스 코드 (Chic & Casual)

전체적으로 세련된 캐주얼 권장

남성 금지 복장: 슬리퍼, 샌들, 크록스, 민소매(나시)

4) 연령 정책

모든 연령 입장 가능

어린이는 일반 메뉴 주문 가능

식사 중 아이는 부모·보호자의 밀착 돌봄 권장

아기/유아도 1명(1 pax) 으로 계산됨

5) 장식 관련 안내

외부 장식물은 최소한(크기·수량 최소)

레스토랑 분위기를 해치는 대형 장식은 불가

장식 관련 사전 승인 필요할 수 있음

6) 콜키지 & 기타 규정

콜키지 요금

와인 750ml → RM100/병

하드리커 750ml → RM200/병

레스토랑에서 술을 구매하면 1병당 1병 콜키지 면제

개인 사진작가·대형 삼각대 반입 불가

(프라이빗 이벤트는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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