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라는 우울증, 정말 감기처럼 금방 사라질까?
1. 들어가며
영화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에서는 평범한 회사원인 츠레에게 서서히, 하지만 명확하게 드러나는 우울감에 대해서 다루었다. 아내는 만화가로, 츠레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냄과 동시에 그와 함께 우울증을 이겨 내나 가는 모습을 책으로 집필하기도 한다. 아내의 시각에서 바라본 우울증에 걸린 츠레는 어떠한 증상을 호소하는지, 어떤 모습으로 다시 아내에게 돌아왔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2. 영화에서 나타나는 우울증
영화 초반부, 츠레는 어디인가 모르게 슬픈 표정을 하고 있다. 출근 준비를 하는 츠레는 자신에게 다가와 먹이를 먹는 애완 이구아나에게 ‘너는 식욕이 많아 좋겠다.’라고 말한다. 그리고서는 늘 출근하는 회사로 가, 자신에게 늘 컴플레인을 거는 고객의 전화를 멍하니 받는다. 그렇게 퇴근을 하자마자 아내에게 머리가 아프며 죽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아내는 병원을 가보길 바랬고, 그 결과 츠레는 자신이 우울증임을 알게 된다.
전반적인 증상으로는, 우선 식욕이 떨어지며 등과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또한 코골이가 시끄러워지는 등의 변화 역시 나타났다. 두드러지는 증상은 아니었지만 츠레의 표정은 시종일관 무표정 혹은 어딘가 아픈 듯 미간을 찌푸린 표정이었다. 심지어 출근하는 지하철을 타지 못하고 화장실에 구토를 하는 등 ‘나는 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츠레의 모습에서 ‘주요 우울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다양한 우울증 유형 중에서도 회사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았던 츠레는 ‘외인성 우울증(exogenous depression)’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환경적으로 자신에게 매번 컴플레인 전화를 거는 고객, 무관심한 직장 상사,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이 계기가 되어 우울증상이 나타난 경우라 볼 수 있다.
3. 영화에서 나타나는 우울증 치료 방법
병원을 내원한 츠레에게 우선 ‘약물’을 처방한 의사의 모습을 보아,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약물치료임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심각성을 깨닫게 된 아내는 츠레에게 ‘회사 퇴사하기’를 제안하는데, 이 역시 현재의 츠레를 위해 필요한 처방전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적인 치료방법과 대조되는 츠레의 사촌 형은 우울증 환자에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으로 비쳤다 우울증이라는 말에 츠레의 집을 방문한 형님은 다짜고짜 ‘그 정도는 털어버려. 심각한 줄 알았더니 별거 아니군.’ 이라며 츠레의 입장보다는 자신의 유능함을 증명하듯 말하곤 가버린다. 이에 츠레는 ‘뭘 어떻게 더 힘내란 말이야.’라고 말하며 어린아이와 같이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하지만 이러한 약물치료가 우울증의 무조건적인 해결방법은 아니었다. 5월이 되고, 맛을 전혀 알지 못하는 츠레는 자신이 요리를 망쳤다며 자책한다. 그 뒤로도, 생계유지를 위해 일이 바쁜 아내가 잠시 모질게 대했던 것이 츠레에게는 큰 좌절로 다가와 욕실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가을에서 겨울 즈음에는 비가 오면 츠레의 기분이 무너졌다. 이러한 츠레의 모습을 담은 장면을 보며, 우울증은 꾸준히 호전되어나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며, 좋아지기는 힘들지만 나빠지는 것은 걷잡을 수 없기에 주변인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영화에서 아내의 도움으로 츠레는 2년 만에 결혼 동창회가 가고 싶다고 말하거나 자신을 위해서 우울증에 대해 알아본다거나 책 설명회에 참석하는 등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영화 장면 중 ‘괴로웠으면 힘이 나지 않아도 돼’라고 말하는 아내의 말은, 츠레와 같이 우울에 대해서 깊은 관심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라 생각하였다.
4. 끝으로
우울증에게 ‘마음의 감기’라는 수식어가 붙어진지는 오래되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은연중에 감기는 쉽게 낫는다는 생각으로 우울증 역시 심각한 질병이 아니라 여기게 되었던 것 같다. 일반 감기와 같이 일주일 혹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흐른다면 괜찮아질 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감상하면서 한 주, 한 달 등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호전되는 츠레의 모습과 다시 악화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을 보아 쉽게 낫는다는 인식을 버리게 되었다.
영화를 감상한 후, 츠레에게 나타나는 원인들 중 나에게 해당하는 것들이 분명 존재했다. 식욕이 없어지거나 깊게 잠이 들지 못하는 등의 증상들을 느꼈음에도 우울증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만큼 우울증에 대해 무감각해져 왔고 '노력하면 된다.'는 등의 말을 들으며 자라온 결과라 생각한다.
현재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정말 힘들면 힘 안 내도 된다.'라고. 츠레 역시 안정적인 직장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와 부족할 것 없이 살아가던 중 우울증이라는 병을 맞이하게 된다. 그 뒤로 츠레의 삶은 어떠한가? 자신의 감정조차 다룰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갔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잘 사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으며 결국은 정신과 몸이 건강한 삶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블루와 같은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더 지속될진 모르겠지만, 다들 편안히 지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ciIEMyQEJH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