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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셜록, 하버드가 선택한 글쓰기 전개방식

by rainstorm

글쓰기 스텝은 수많은 리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리듬을 떠나, 글쓰기에 지친 사람들은 종종 그 복잡한 전개방식 앞에서 또 다른 한숨을 내쉰다. 이럴 때, 삼단논법 하나면 모든 고민을 날려버릴 수 있다. 논리 하면 아리스토텔레스, 범죄 추적하면 셜록 홈스, 사고력 하면 하버드대. 바로 이런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잠깐, 이 세 가지 모두 ‘따봉’을 찍을 만한 공통점을 지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이들이 결국 논리적인 글쓰기 전개방식을 알려주는 선생님들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 아리스토텔레스가 알려준 형사의 논리


형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논리를 먹고사는 직업이다. 형사 일을 하면서 논리력이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논리적인 동물이었는지는 몰랐었다. 범죄 현장을 돌아다니며 증거를 추적하고, 사람들의 알리바이를 따지며, 머릿속에서 무수히 많은 가설을 돌려본다. 그뿐인가? 내가 쓴 모든 보고서나 메모 속에도 보이지 않는 논리가 곳곳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순간 나는 어리둥절했다. 범인 잡는 것도 정신없는데, 24시간 가동되는 공장처럼 내 머릿속에선 논리 회로가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논리, 논리... 도대체 논리는 어디에 있는 걸까? 잡힐 듯 말 듯한 유령처럼, 논리는 내 손아귀에서 꾸준히 미끄러져 나갔다. 마냥 논리라는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헤엄쳐도 끝이 보이지 않았고, 정답은커녕 더 많은 의문만 떠올랐다. 그럴듯한 해답을 찾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보면서, 정작 「이게 바로 논리다!」라고 확신하고 외칠 만한 순간은 언제쯤 올까 하고 기대했지만 우주 어딘가에 숨어서 나를 조롱하듯 쉽게 오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한계에 부딪혔다. 「그냥 포기해야겠다.」 그 순간, 나의 정신세계는 터널 속에 갇힌 듯, 모든 생각이 꼬이기 시작했다.


논리의 정체를 놓고 그렇게 고민하고 막막했던 내 머릿속에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 이름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라는 구세주였다. 「삼단논법? 아, 그거였어!」 삼단논법이란, 모든 논리의 기본 구조가 아닌가.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라는 그 유명한 예시, 이 간단하고 명쾌한 논리위에 살을 붙여나가면 바로 모든 글쓰기의 기초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앞에서는 그만 감탄을 금치 못했다. 왜 이렇게 간단한 사실을 몰랐던 걸까? 순간, 나는 내 지난날의 어리석음에 웃음까지 나왔다.

그동안 논리라는 말은 너무 어렵고 추상적인 개념이었다. 그러나 「안개가 걷히듯, 이게 바로 논리의 세계라는 거구나!」 그 순간,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 안에서 「논리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는 구체적인 답이 뚜렷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글쓰기의 미궁에서 빠져나올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나도 삼단논법을 통해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글을 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글을 쓰면서 끊임없이 논리적 연결 고리를 찾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제, 내 글도 논리의 정글이 되어있다. 어디를 가도 논리가 우거져 있다. 논리의 향연인 것이다. 어디를 가든 삼단논법만 생각나고, 모든 글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려고 하니 논리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때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며 원망도 했으나 후회는 않기로 했다. 물론, 여전히 삼단논법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글에 논리라는 기초가 있어 안정적인 글이 완성되는 기분이다. 나도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어느 날 논리의 고수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저 삼단논법이란 이 녀석, 정말 마법의 지팡이 같은 물건이다. 글쓰기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고 생각했던 내가 손에 넣은 순간, 뚝딱뚝딱 글이 완성되어 글쓰기라는 어두운 숲길을 밝은 대로로 변하게 해 주고, 이제 더 이상 글 앞에서 끙끙대지 않도록 해주고 있다. 삼단논법을 이용한 글쓰기의 구체적 비밀은 다음 장 「3. 하버드생이 될 수 없다면, 하버드생처럼 글이라도 써보자!」에서 간단하면서도 속시원히 공개될 테니 기대하셔도 좋겠다.



2. 아리스토텔레스와 셜록 홈스가 만났을 때, 형사 글쓰기의 비밀

형사로서의 삶은 사건 보고서나 정보 보고서와 싸우는 것과 다름없었다. 매일 수많은 보고서가 쌓여갔지만, 그 속에서도 「보다 보고서를 신속 정확하게 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써야 할까?」라는 고민으로 항상 괴로웠다. 사건에 대한 중요한 사실들을 시간 안에 정리해야 한다는 압박은 점점 더 큰 산처럼 다가왔다. 그런데 그보다 더 힘든 것은, 「하나의 방법으로 사건과 정보 보고서를 통합하는 일원적 방법은 없을까?」라는 물음의 답을 찾을 수 없을 때였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건 바로 셜록홈스였다. 셜록홈스, 그 논리의 천재는 언제나 사건을 풀 때 철저히 논리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던가! 아, 셜록홈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을 이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나는 셜록 홈스가 된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래, 나도 그 삼단논법을 써보면 되겠다!」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왔지만 곧 정색하고, 나도 삼단논법을 써서 셜록 홈스처럼 추리에 의한 멋진 글을 써봐야지!"라고 다짐했다.


형사의 핵심 추리 도구가 되어 있는 삼단논법, 그것은 간단하지만 세상의 모든 문제를 명쾌하고 강력하게 해결할 수 있는 논리적 틀이다. 모든 사건이 하나의 일반적 주장으로 시작해서, 구체적 사실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리는 방식이라니,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에도 딱 맞는 방식이 아닌가? 「모든 범인은 사건을 숨기려 한다, 이 사건은 범죄다, 그래서 이 사람은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 셜록 홈스도 이런 식으로 범인을 잡았으리라. 셜록홈스가 이 방법을 썼다면, 나도 그 길을 따라가면 범인도 잡고 글쓰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셜록홈스의 스타일을 그대로 모방하기로 결심했다. 자칭 삼단논법 형사가 되어 있었고, 삼단논법이라는 칼을 든 기사가 되어 있었다. 사건 보고서, 정보 보고서 등 모든 글쓰기에 삼단논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모든 보고서가 셜록 홈스의 추리 노트처럼 변신하기 시작했다. 「모든 증거는 하나의 결론을 향해 나아간다, 증거는 이 사람을 가리킨다, 그래서 이 사람은 범인이다.」 보고서 하나하나마다 셜록홈스의 추리처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은 행복해야 한다. 나는 불행하다. 그러므로 세상이 잘못된 것이다」라는 식으로 모든 문제가 삼단논법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도 했지만... 물론, 셜록홈스처럼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 더 이상 괴롭지 않게 됐다.


결국, 나의 골칫거리였던 보고서 고민 해결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셜록홈스를 모방한 데 있었다. 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을 활용했듯, 나 역시 그 방법을 썼고, 보고서 최종 문제는 그렇게 쉽고 매끄럽게 해결되었다. 「이제, 보고서 고민은 끝! 」 더 이상 보고서 때문에 밤잠을 설칠 일은 없게 되었다. 보고서 작성이라는 미궁 속에서 길을 잃었던 나에게 삼단논법은 나침반과 같았던 것이다.


3. 하버드생이 될 수 없다면, 하버드생처럼 글이라도 써보자!

평소 하버드대의 교육 방식에 큰 관심이 없던 나는, 우연히 서점에서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이라는 책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구매했다. 이 책이 내게도 하버드식 두뇌 회전을 선물해 주고, 글 한 줄에 세상 모든 지식이 담겨 있을 것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도대체 하버드 학생들이 어떻게 그토록 뛰어난 두뇌를 갖게 되는지, 그들의 글쓰기 비법은 펜을 들자마자 멋진 글들이 쏟아지는 어떤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증이 폭발했다.


하버드대생들의 글쓰기 능력에 대한 기대감에 가슴이 부풀어 두근거렸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의 방식이 너무 어렵고 복잡할까 봐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다. 다시 말해 아리스토텔레스나 셜록 홈스 같은 천재들이나 쓰는 글쓰기 비법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스쳤으며, 나는 이 책을 읽고 하버드식 글쓰기 마스터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단지 글쓰기의 신비라는 미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될까? 내가 이 비법을 배우면, 내 글도 하버드처럼 논리적이고 날카로워질까, 아니면 결국 헛소리의 명수가 될까? 과연 하버드대생들은 어떤 특별한 기술로 글을 쓸까?...


송숙희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버드대생들도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삼단논법 같은 논리적인 구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송작가의 오레오맵은 의견, 이유, 예시, 의견이라는 간단한 구조로 글을 구성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삼단논법의 또 다른 형태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게 바로 하버드식 논리라니... 내가 생각한 건 하버드 학생들이 쓰는 글이 상대성 원리만큼이나 복잡하고 어려운 줄 알았는데, 사실 그들의 방식은 나도 따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하버드대생들도 결국 삼단논법과 같은 기본적인 논리 구조를 사용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나는 그동안 어렵고 복잡한 비법을 찾아 헤매고 있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간결하고 명확한 삼단논법이었던 것이다. 하버드 학생들이 논리의 고수인 줄 알았는데 우리가 초등학교 때 배운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갔다는 사실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결국, 중요한 건 하버드식 복잡한 비법이 아니라 간단하고 똑똑한 방법이라는 걸 깨달은 순간, 나 자신을 조금 더 다독여 주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논리적인 사고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제부터 글을 쓸 때는 삼단논법을 무기로 삼아, 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제 글을 쓸 때마다 삼단논법을 떠올리며, 너는 내 운명 이라며, 논리의 마법을 제대로 부려갈 것이다. 누군가 내 글을 보고 와! 이건 정말 논리적이다라고 감탄하면, 그때는 하버드에서 공부한 듯한 기분이 들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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