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의 우람한 끼 부리는 그녀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그 망할 놈의 절친은 우리 팀에 땀냄새와 담배 쩐내로 여혐 발언을 달고 사는 비관적 솔로 사원이었는데,
사바사바는 잘 하지만 일도 못하고 일머리도 나쁜 만년 사원-2이었다.
그는 늘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라며, 클럽 같은 데서 (정작 가지 못함) 만날 20살 여자 친구와 연애를 꿈꾸는 40을 바라보는 한심한 인간이었다.
자기를 무시하지 않고 자기에게 의존했으면 좋겠다고 자립심과 독립심과 능력이 없어야만 하고, 사회경험도 없는 여대생만을 만날 거라며 50살쯤 25살과 결혼한다는 알 수 없는 자신감에 차있는 쓰레기였지만 결국엔 맨날 사람들한테 욕먹고 찌그러져있는 소심한 인간이라 싫긴 해도 분노에 치가 떨리진 않았다.
직원 숙소에서 살았는데 원룸의 오피스텔은 같은 팀 직원들이 가 본 결과 최악의 너구리 굴이라는 소문이 자자했고, 온갖 인스턴트와 담배꽁초 쓰레기 속에서 게임과 담배에 빠져 살거나 외출이라곤 친구들과 모여 낚시나 술을 하는 게 그의 여가시간이었다.
그는 내게 크리스마스 나이가 지났다며 까불다가 사원님은 왜 사람들이 소개팅 안 해주는지 아직도 모르세요? 하는 욕을 먹고 입이 댓 발 나와 내가 눈이 높아서 그런 거야 하며 찌그러지곤 했다.
나의 퇴사를 앞두고 송별회식을 할 때는,
모두가 나를 안타까워해 주고 도움 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와중에 갑자기,
"@@씨는 와.꾸.가 되니까 돈 많은 남자 잡아서 취집 가면 돼요."
(정말 딱 저렇게 말했다)
이딴 소리를 해서 다른 직원 분들이 너는 그래서 안돼 이새꺄 하며 욕을 또 먹었다.
우리 팀에는 여직원이 나까지 4명이었는데,
같은 업무는 아니고 다른 업무의 사무보조였다.
그중 2명은 절친으로 한 명은 껄떡대던 망할 놈의 여자 친구가 되었다.
탕비실에 둘이 부퉁 켜 안고 있는 모습을 본 여직원도 있고 손을 잡고 다니거나 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는데 나는 이미 분노를 넘어 무관심의 경지인지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나, 그 20대 여직원 눈에는 남자 친구가 미워하는 내가 덩달아 미웠나 보다.
그녀의 독기 품은 눈빛이 계속 느껴졌다.
그래도 그 이상은 아니었다.
오히려 내 옆에 앉은 20대 초반 여직원이 복병이었다. 우람한 덩치의 그녀는 대게는 싹싹했지만 뒤통수를 몇 번 날려서 나에게는 후에 미움을 받게 되었는데, 당당한 미친 짓을 해서 황당한 일들이 있었다.
억척같이 돈 모으기로 유명했는데, 앓는 소리를 해서 일없이 야근하기 주말에 출근하기 등으로 초과근무수당만 최고 250까지도 받아가더라.(기본급 제외)
그 월급은 주말에도 현장에서 깡 더위에 일하는 현장근로 반장님 보다도 많았다.
뭐하나 보면 웹툰 보거나 쇼핑하는 시간이 대부분..
오후에는 나한테 편의점 갈래요? 하더니 가보면 맨날 돈 없다고 먹을 거 사달라고 할 땐 한 대 때리고 싶었다. 급여를 내가 결제 올리는데 너 돈 많잖아 하면 다 저축해서 없단다. 근데 모은 돈이 3천이라며 자랑했다.
차가 없는 그녀는 나에게 여기저기 데려다 달라며 요구했고 나는 처음에 이쁜 동생이라 생각하고 계속 셔틀을 해주었는데 나중에는 내가 업무 때문에 워크숍에 못 가게 되자 나 때문에 워크숍에 못 간다고 (다른 차는 자리가 꽉 참) 징징대는 꼴 까지 보았다.
결국 소장님 차를 얻어 탔나 그랬다..
그런 아이가 밝히는 게 음식 말고 또 있는 게 관심과 남직원이었다.
옆자리인 나를 빼고 같은 라인에 앉은 다른 젊은 남자 팀원들을 모아 치킨을 쏜다고 자리를 만들었는데, 나를 뺀 건 괜찮은데 다른 팀원들이 챙긴다고 나를 부른 게 문제였다.
누군가 내게
"왜 @@씨는 치킨 먹으러 안 가요? ##가 쏜다고 우리 다 가는데 같이 가요"
했는데 내가 "무슨 치킨요? 오늘 뭐 있어요?"고개를 들자 그 여직원의 당황하는 표정이 가관이었다.
다음에 한말은 더 가관이었다.
"언니까지 오면 돈이 부족해서요.."
나는 아마 치킨을 3조각 먹는 그 정도 양인데, 웃음이 나왔다. "내 건 내가 내면 되나?"
눈치 있는 다른 분이 나 법카 가져가요 해서 결국 나도 가게 되었고 그 기집은 돈도 아끼게 되었다.
나는 여직원들에 대한 애정표현을 사비로 구입한 간식으로 했었는데 특히나 옆에서 나한테 간식이고 업무적 도움까지 다 받아먹던 그 애가 그러니 기가 찼다.
그 여직원의 주사는 우리 팀에서 유명했는데, 취했는데 끝까지 남아 계속 먹고 끼 부리며 집에 안 가는 것이었다.
우리 팀은 그 여직원이 나이가 어리고 워낙 잘 먹는 우람한 아이 이기에 조카나 여동생처럼 허허했지만,
일부 아재들은 언니들 나오는 노래방을 가고싶은데 끝내 같이 간다고 따라오는 통에 건전한(?) 노래방을 가야했고 절대 마이크를 안 놓는 그녀를 보며 사실은 쟤는 좀 가지.. 하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이 회사는 회식 강요가 없어서 나는 회식은 식사만 하고 가는 쪽이었다)
내 송별회 날, 사건이 생겼다.
그 요망한 아이는 그날 배를 두드리고 끝까지 남아 물을 엎으며 취한 모습으로 있었는데, 모두가 그녀가 가길 바랬지만 그녀는 가지 않았다.
사실 나는 끝나고 진짜 친했던 또래 직원들과 비공식 2차가 있었다.
1차를 끝내고 우리는 자리를 파하는 것처럼 "저는 안 가요 더 먹어요"를 내 차에 강제로 차에 태워 버스정류장에 데려다 주려는데, 자꾸만 직원 숙소인 집에 간다는 남직원 (나중에 합류할 예정) 차를 타겠다고 하는 걸 온몸으로 뜯어말렸다. 그 친구는 몸무게가 나의 1.5배는 나가는 통에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딱 차에 타니 저 안 취했어요 하고 핸드폰을 만지며 길안내까지 척척 하더니 안녕히 가세요 인사까지 멀쩡히 하더라.
기막히지만 잘 데려다주고 2차로 갔는데 왠걸 그 남직원 폰으로 계속 전화와 카톡이 왔다.
전화는 혀 꼬인 소리로, 카톡은 맞춤법을 다 틀려가며 취해서 집에 못 간다고, 데리러 와달라는 그녀. 화장실이 급하니 화장실 좀 써도 되냐고 남직원 숙소에 오겠다는 그녀. 가관이고 처량했다.
남직원은 치를 떨었다. 구역질이 난다고 했다.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든 성희롱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 남직원은 우연하지만 다행히 다른 지역으로 사무실을 옮기게 되었다.
그 여직원은 휴가를 모아 1000만 원짜리 지방흡입을 하고 스키니를 입고 출근하던데, 지금도 분명히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