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 번쯤 빌런을 만나도 되는 이유

by JJ

살면서 한 번쯤 빌런을 만나도 되는 이유

2012년 9월

15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딱 한 번 빌런을 만난 경험이 있다. 참 치졸하고 비열하고 인격적으로 문제가 많은 히스테리컬 한 사람이었다. 그의 곁에서 3년이란 시간을 힘들게 버텼지만 4년째 되던 해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퇴사를 했다. 1년은 용기로 버텼고, 2년은 인내로 버텼고, 3년은 그동안 버텨온 시간이 아까와서 오기로 버텼다.


혹시 그가 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하겠지만 일이 힘든 것은 버틸 수 있는데 인간관계가 힘든 것은 버티기가 힘들다. 결혼생활도 비슷하다. 돈이 조금 부족한 것은 살아져도 관계가 틀어지면 같이 살 수 없다. 내가 인내심이 부족하고 나의 대인관계가 미숙해서일까? 하며 나를 반성해보기도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또라이였다.


생각은 깊게 하고 판단은 빠르게 내려야 한다. 생각이 확고해 진후에는 망설임 없이 퇴사를 결정했고 즉시 이직을 했다. 그래도 빌런에게 배울 점은 있었다. 그는 꼼꼼하고 정확했다. 그리고 준비도 철저하고 치밀한 사람이었다. 약속도 잘 지키는 편이었는데 희한한 건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약속만 잘 지켰다. 자기가 정한 기준에 부합이 되어야만 약속 지킨다. 얼마나 어리석고 우스운 얘기 인가? 책을 한 권도 안 읽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사람은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그와 함께 일한 3년은 고난의 시간이었지만 장점도 있었다. 단 기간에 많은 일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 소득도 없었다면 3년을 함께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소득이 있었다. 그런 빌런 하고도 3년을 버텼는데 어떤 회사의, 어떤 사람을 못 버틸까? 하는 자신감과 맷집이 생겼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단점이 장점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긍정의 마인드로 살자. 빌런은 나의 힘



로맨틱인가? 청승인가?

2012년 10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비 오는 날이면 종로의 피맛골에서 파전에 동동주를 마신다던가, 혜화동의 예쁜 카페에서 혼자 커피를 마신다던가, 친구들과 당구장에서 짜장면을 시켜 놓고 밤새도록 당구를 친다던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밤새도록 기타를 치면서 맥주를 마셨던 기억들.

참 즐거운 시절이었다.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아득한 옛날의 기억이 되었고 작금 현실은 그렇게 사치스러운 여유를 주지 않는다. 딸과 아들이 온 방에 어지럽혀 놓은 책과 장난감을 주워 담으며 착잡한 심정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슬퍼할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둘째가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분유값이 세이브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뉴스도 들려온다. 얘들아, 죽순처럼 자라 줄 순 없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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