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6월
2013. 5. 7
바쁘다는 핑계로 한 동안 연락 하지 못했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야 잘 지내니? 나는 요즘 힘들었는데 이겨내는 중이야. 인생살이가 쉽지 않네”
나도 비슷한 기분이었다.
“나도 요즘 별 재미가 없어. 직장을 옮겼는데 적응하느라 고생하고 있다. 힘내자”
친구가 다시 말한다.
“그래 파이팅 하자. 고민은 달라도 우리 인생살이는 참 힘든 것 같아. 하루도 만만한 날이 없다.”
전쟁 같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늦게 집에 왔다. 지아비가 퇴근하고 들어온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내는 SNS에 여념이 없다. 보다 못해 심통이 나서 한마디 했다.
“뭐 해? 재밌어?”
더 이상의 심술은 부리지 않기로 하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리에 누웠다. 잠시 후 딸이 내 옆으로 와서 가만히 누우며 말했다.
“오늘은 아빠하고 잘래...”
딸이 내 마음을 안 것일까? 역시 딸이 최고다.
2013. 5. 19
새벽 3시다. 잠을 청해야 하는데 회사업무로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있다. 상사의 요구사항이 많아 노력은 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것인지 의문이 든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것을 계산하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 단순하게 살아지지 않는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이라는 책을 보니 첫머리에 이런 글귀가 있다.
“싸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아는 자가 이긴다”
독기가 필요하다. 생각해 보면 쉬운 것이 있었던가? 내가 변해야 한다.
2013. 6. 3
상사의 히스테리컬하고 사이코틱한 발작이 있었던 하루였다. 정말 까탈스러운 사람이다. 인성에 문제가 있다. 자기 일만 잘하는 건 리더가 아니다. 부하직원의 장점을 이끌어내고 단점은 채워주어야 한다. 화풀이 대상으로 직원을 꾸짖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아집을 부리는 것은 참으로 리더답지 못한 행동이다.
장점만 보자. 남의 단점을 보며 투정 부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그에게도 장점은 있다. 부지런함이다. 근면함은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별 보기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새벽별 보며 출근하며 저녁별 보며 퇴근한다.
일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학을 배우는 것은 더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