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야 한다.***

by JJ

2010년 4월

살아야 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렇게 안 좋은 환경 속에서도 어떻게 저렇게 잘 살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또는 ‘저렇게 좋은 환경인데 왜 죽으려고 할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살려고만 하면 어떻게든 살아내는 것이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살아 내야 한다. 그것은 먼저 간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치사하고 비열해도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참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있다. 안 되는 걸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사람(능력이 안된다기보다는 불가능한 일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경우), 잘하지 못하면서 열심히도 안 하는 사람, 뭐가 잘못된 건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다.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는 것보다 더 나쁜 사람은 알고도 바꾸지 않는 뻔뻔한 사람이다. 혐오스럽다.


여전히 미비하고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이었다. 얼마 전 둘째 출산 때문에 퇴직금을 중간정산을 받았다. 저녁때 식사를 하던 중에 아내가 말했다.

“퇴직금 정산받은 거 조금 남아서 통장에 입금시켰어”

그렇구나 생각하며 밥을 먹다가 별 뜻 없이 내가 말했다.


“생각보다 출산비용이 많이 들어갔네. 참 돈 쓸 거 없다.”

아내는 굳은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뭐가 많이 들어가? 가계부에 다 적어 놨으니까 확인해 봐”


허튼데 쓴데 없으니 가계부 보라는 식이다. 그 말이 그렇게 역정을 낼 만한 말인가? 돈을 허투루 썼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 아닌데 아내는 그렇게 느껴졌나 보다. 내가 모르고 있던 출산에 대한 비용들이 있었고, 그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었다고 별 뜻 없이 얘기한 것이었다.


결혼 후 한 번도 가계부를 들춰 본 적도 없고, 지출이 많다는 둥의 얘기를 한 적도 없다. 외벌이 부부라 아내가 신경 쓸까 봐 일부러 무관심척 하기도 한다. 서로 지쳐 있었던 탓일까?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는데 사소한 것에 꼬투리를 잡아 다툼이 되기도 한다.


결혼 후 쉬지 10년간 쉬지 않고 달려왔다.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여전히 미비하다. 좋아하는 사우나도 마음 편히 다녀온 기억이 없다. 남편이, 아빠가 사는 분명한 이유는 하나다. 가족을 위해서다. 그것만 알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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